서평을 쓰는 행위는 쉽지 않다. 아무리 학창 시절 감상문을 많이 썼더라도 서평은 다른 얘기다. 감상문은 지극히 개인적인 느낌에 기초해서 쓰면 되지만, 서평은 책도 소개하고 나의 느낌도 적어야 한다. 조금 더 부담과 책임이 느껴지는 행위다. 그래서 왠지 안 하게 된다. 물론 혼자서 꾸준히 서평을 쓰시는 분들도 간혹 있다.
만약 자발적으로 서평 쓰는 것이 부담된다면 한 가지 방법을 추천한다.
바로 ‘서평단’ 활동이다.
출판사에서 책을 출간하면, 출간 전이나 후에 책의 홍보를 위해서 다양한 카페, 블로그 운영자에게 책의 서평을 의뢰한다. 카페(주로 네이버)는 서평을 전문으로 하거나 책을 소개하는 곳이고, 블로그를 운영하는 분들도 이웃이 많고, 글의 내공이 있는 분들이다. 많은 사람들이 서평을 할수록 책이 노출될 확률은 높다. 출판사에서도 마케팅용으로 배정한 책이 있기 때문에, 대형서점 MD, 구매담당자, 미디어, 그리고 서평을 지원하는 사람들에게 배포한다. 뿐만 아니라 요새는 유튜브를 통해서 책을 소개하는 일명 ‘북튜버’ 분들도 많기 때문이 이 또한 홍보 채널이 된다.
이러한 마케팅 활동은 양쪽 모두에게 혜택을 준다. 출판사는 책을 좀 더 저렴하게 홍보할 수 있고(방송이나 셀렙을 통한 마케팅 비용은 꽤 크다), 서평단은 신간으로 나온 책을 무료로 얻을 수 있다. 물론 카페 내에서도 경쟁이 있다. 특히 인기 있는 저자의 책이나 베스트셀러 책은 경쟁이 치열하다. 보통 서평단을 10명 정도 모집하는데, 인기 있는 책은 20명, 30명으로 지원자가 금방 늘어난다.
이때 책을 빨리 지원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그동안 누적된 활동 내용도 중요하다. 서평단으로 꾸준히 활동하기 위해서 제일 중요한 것은 ‘신뢰’다. 보통 책을 수령한 후에 2주 내에는 책을 읽고 서평을 올려야 한다. 하지만 이를 잘 지키지 못하면, 페널티를 받을 수 있고, 자신의 신용도에도 흠집을 낼 수 있다. 나중에 서평단 선정 시 반영될 가능성도 있다(정확한 선정 로직은 잘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책을 손에 넣는 순간부터 카운트다운이 시작된다. 서평 마감일이 다가오면 마음의 부담은 갈수록 커진다. 이전에 서평을 위해 신청한 책들은 계속 배달된다. 당연히 스트레스를 받는다. 마치 신문사에서 마감에 쫓기는 기자의 마음과 같다.
그런데, 이것이 바로 ‘서평단 활동’의 매력이다. 적당한 스트레스와 글을 써야 한다는 압박감이 오히려 책을 읽고, 글을 쓰게 만든다. 물론 이러한 압박감을 싫어한다면 굳이 서평 활동을 할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누군가는 편하게 책을 읽고, 원할 때 서평 쓰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나는 전자에 속한다. 외부 환경의 중요성을 느끼기 때문에 긴장감을 줄 수 있는 마감일이 필요하다. 일을 할 때도 책을 쓸 때도 늘 기한을 정해 놓는다. 언제까지 초고, 퇴고, 투고 등 날짜를 정하고, 거기에 맞춰서 진행한다. 안 그러면 책을 쓰는 일이 계속 늘어지게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서평단 활동은 나에게 딱 맞는다. ‘긴장’과 ‘몰입’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또한 책을 읽고, 서평을 쓰면서 나중에 쓸 새로운 책에 대한 아이디어와 사례도 잘 수집할 수 있다. 더군다나 새로 출간되는 책들의 트렌드, 사람들의 선호도를 확인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서평단에게 인기 있는 책은 크게 세 분류다.
인문, 재테크, 소설이다.
물론 이는 시기에 따라서 다르다는 점을 먼저 말해 둔다. 특히 미술 작품에 대한 소개, 경제와 재테크 관련, 유명한 소설가의 작품은 인기가 높다.
나는 우연한 계기로 서평단 활동을 시작했다. ‘책과 콩나무’라는 카페를 통해서다. 카페에 가입한 지 3년째고 올린 서평도 400편에 달한다. 이달의 서평에도 뽑혀서 책 선물(20권)도 받은 적이 있다. 이 외에도 출판사나 마케팅 업체로부터 직접 서평을 의뢰받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도 여력이 될 때, 서평단을 지원한다.
나의 관심사는 역사, 경제, 경영, 리더십, 마케팅, 자서전 등이기 때문에 여기에 관련된 책이 나오면 서평을 지원한다. 너무 많은 서평을 신청하면, 마감일 준수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또한 내가 진짜 원하는 책을 놓칠 수 있기 때문에, 서평 이벤트가 발생하면(보통 10~20권 소개), 1권 내지는 2권을 선택하고 지원한다. 읽다가 좋은 책은 주변에 추천하고, 놓친 책은 기록해 두었다가 나중에 구입한다.
정리하면 이렇다.
정말 좋은 책(신간 위주)은 서점에서 구입한다.
과거에 출간된 책 중에서 스테디셀러는 중고서점에서 구입한다. 관심이 있는 분야는 서평단 지원으로 책을 얻는다. 마지막으로 도서관에서 희망 도서를 신청하거나 책을 빌린다. 이렇게 다양한 루트를 통해서 책을 만난다.
많은 작가님들이 주제독서를 위해서 30~40권의 책을 구매하고, 읽은 후에 도서관에 기증하거나 주변에 나누어준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나는 그럴 엄두가 나지 않는다. 책을 둘 공간도 부족하고, 경제적인 부담도 무시할 수 없다. 그래서 다양한 방법을 통해서 책을 만나고 있다.
서평단은 마치 뷔페식당에서 음식을 맛보는 것과 비슷하다. 주어진 시간 내(2~3시간)에 맛을 보고, 거기에 대한 나의 생각을 올리는 것이다. 따라서 집중적으로 독서를 할 때 유리하다. 만약 다른 업무나 일로 바쁘다면, 너무 욕심부리지 말고 한 달에 1~2권 정도 서평단 활동이 적합하다. 시간의 여유가 있다면 한 달에 5~10권의 서평단 활동도 가능하다.
특히 작가를 목표로 하는 분이라면, 서평단 활동을 통해서 집중 독서와 서평을 통해서 생각하기와 글쓰기 실력을 키울 수 있다. 다양한 사례도 덤으로 얻을 수 있다.
선택은 나의 몫이다. 다만, 서평단 활동 시 ‘신용’이 제일 중요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신간을 만나는 기쁨도 있지만, 책임과 의무감도 뒤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