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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OMU Mar 12. 2024

오늘, 대추야자 & 보름달 케이크

최애씨가 연예인의 결혼식 유튜브를 보고 있다. 웬일로 손가락을 놀려 스킵하지 않고 끝까지 본다. 초반에는 내 머리를 쓰다듬더니, 영상이 끝나갈 때 즈음에는 훌쩍이며 운다.

"왜 울어요, 아저씨. 얘들아, 이리 와. 아빠 운다."

아빠의 눈물이 보고 싶다던 아이들이 드디어 보게 됐다.

"오빠, 아빠가 막 울어."

"왜 울지?"

"몰라, 슬픈가 봐."

엄마가 울면 따라 우는 아이들은 아빠의 눈물은 잠깐 보고 닦아주더니 쿨하게 돌아선다.

"최애씨, 왜 울었어, 엄마 생각났어?"

큰엄마께서 대신 시아빠와 함께 계셨던 본인의 결혼식이 떠오른 걸까.

"남자애 아버지가 안 계시네. 엄마 혼자 앉아계시더라고."

벌게진 눈을 수건으로 톡톡 여성스럽게 닦아낸다.

"나도 오복이, 오팔이 결혼식 때 앉아 있어야 되는데."

평소 '만약에' 질문을 즐겨하는 내가 물으려 하면 일찌감치 칼차단하는 최애씨다. 하지만 '아빠 최애씨'는 영상을 보며 만약을 떠올렸다.

"최애씨, 달달한 거 먹자."



오늘의 요리는,


대추야자와 보름달 케이크



간단해서 '요리'라고 하기 부끄럽다. - 아이들과 소꿉놀이다. -


1. 대추야자와 땅콩잼, 견과를 준비한다.


2. 대추야자에 칼집을 내주어 땅콩잼을 바르고 견과류를 쏙쏙 넣어준다.


완성이다!

답례품으로 한 개씩 빼먹던 기억이 있다. 만수르 간식, 대추야자 디저트다. 초콜릿이 너무나 고플 때, 와인 안주가 필요할 때 좋다. 미리 냉장고에 만들어 놓고 스트레스가 쌓이거나, 대자연의 날이 다가올 때 하나씩 먹어도 좋다.




편의점에서 빵을 처음 구입해 봤다. - 최애씨가 포켓몬 빵을 몇 번 사 왔지만 띠부실만 쏙 빼가고 빵은 대부분 버려졌었다.-


1. 빵을 반으로 가르고 생크림을 바른다. 딸기를 올려주고 덮는다.



2. 아이싱을 하고 얇게 썬 딸기로 장식한다.



오팔이의 역동적인 아이싱으로 겨우 윗면만 살렸다. 얼굴, 몸 여기저기 생크림이 왜 묻었을까.

괜찮다, 맛만 있으면 된다!


옆에서 과정을 다 지켜본 배부른 최애씨는 과연 나의 선물을 맛보았을까. - 사실, 그의 마음은 이미 막걸리로 치유되었다.-

대추야자는 한 개 먹고 "음.. 내 스타일 아니야."

딸기 케이크는 "오팔이 다 먹어요." - 혼자 먹을 생각에 신나는 오팔이다.-

"오빠, 와이프가 항상 1번인 거 잊지 마."

안 멋진 윙크로 답하는 건지, 브금으로 생각하는지 어쨌든 마음이 달래졌길 바라며.



개학하고 왜 더 힘 빠지는지 도무지 모르겠는 간헐적 요리사는 언제, 어떤 요리를..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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