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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네이티브스피커 Jan 22. 2022

바람이 언제 어디로 불지 모르듯이...

'~는 바람에'

갑자기 아파트값이 오르는 바람에 벼락 거지가 되기도 하고 내 논밭 주변이 개발되는 바람에 뜻밖의 횡재를 하기도 한다. '-는 바람에'는 이렇듯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 때문에 일어난 결과에 대해서 쓰는 표현이다. 그러나 예상치 못했던 일은 행운보다는 당황스러운 결과를 가져올 때가 많다. 예상하지 못한 일은 대비할 수가 없고 그래서 속수무책 당해야 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학생들에게도 부정적인 결과일 때 많이 쓴다고 가르친다. 버스를 놓치는 바람에 지각을 하고 눈이 오는 바람에 여행 일정이 미뤄지고 부상을 입는 바람에 경기에 출전을 못한다. 


나는 이 표현이 참 좋다. 우리가 인생에서 대비하고 준비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있을까? 우리 인생이 노력한 대로 계획한 대로 됐던가? 잘하려고 했지만 내 뜻과는 다르게 상황은 더 나빠지기만 했던 때도 있을 것이다. 그 황망함을 표현할 수 있는 말이 있어서 위로가 된다. 내 잘못이 아닌데 그럼 누구의 잘못일까? 내 탓도 아니고 네 탓도 아닐 때, 아니 누구도 탓하고 싶지 않을 때... 그냥 바람 탓을 하자.




이전 04화 "'눈다운 눈'이라니요? 그건 도대체 어떤 눈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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