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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MH Nov 01. 2020

나의 교육 이념


마지막 학기에는 그 간 배운 유아교육에 대한 이념들을 총집결해서 학생 각자가 ‘나만의 교육 이념’을 세우는 과정이 있었다. 많은 교육 철학자들의 이론을 접목하고, 교육 시스템이 우수하다고 생각되는 현재 유아원의 교육이념도 참고하고, 또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의 교육정책을 반영해서 만들어낸 나만의 교육철학이다. 졸업 당시 내가 생각하는 좋은 교육에 대한 총정리인 것이다. 


나는 4가지로 구분해서 나만의 교육이념을 정리했다. 어린이와의 관계에 있어서, 같이 일하는 동료와의 관계에 있어서, 학부모들과의 관계에 있어서 그리고 마지막으로 어린이들을 교육하는 커뮤니티와의 관계에 대한 교육이념을 완성했다. 


그 첫머리에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교육정책과 유엔 아동보호 헌장을 인용해서, ‘나는 모든 어린이들이 이 사회 시민으로서 권리와 책임이 있다고 믿으며, 어린이들의 흥미를 가장 우선시 반영된 프로그램을 해야 한다’는 말로 나만의 교육 이념을 시작한다. 


교사의 많은 역할에 대한 나의 정의는 이러하다.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평가하는 사람, 어린이들의 흥미를 늘 관찰하는 사람, 어린이나 학부모들과의 상호작용을 높이는 사람, 어린이 개개인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 지를 파악하는 사람, 학부모님들의 적극 참여를 유도하는 사람, 어린이 발달단계를 늘 인지하고 있는 사람, 발달단계에 맞을 뿐 아니라 항상 어린이들이 좀 더 모험을 할 수 있는 환경을 꾸리는 사람, 어린이가 배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 그리고 사사건건 관찰하고 기록하는 사람.


또한 가족들의 참여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들의 교육이념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대목도 있다. 가족들이 유아원이나 방과 후 학교에 대해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방안을 늘 강구해야 하고, 각 가정의 다양한 문화를 반영해야 한다고 했으며, 게다가 가족의 개별성이나 사생활을 보장해야 한다고 썼다.


2년 과정 유아교육과였지만 학교를 다니는 2년 내내 '너희들은 전문가니까'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 수업 시간에도 전문가의 입장에서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생각하겠느냐는 질문을 항상 받는다. 2년을 그렇게 보낸 우리는 정말 전문가처럼 느끼게 된 것은 물론이고, 전문가로서의 책임감도 함께 느꼈다.  


‘당신들은 부모가 아니다’라는 말로 2년 과정의 마지막 수업이 마무리됐다. 선생님의 설명은 이랬다. 부모는 내 자식이니까 하는 마음으로 가끔 화를 내기도 하고 때로는 꿀밤 정도를 때리기도 한다. 이런 일들은 모두 이해하는 면이고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일이라는 점도 공감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교사는 늘 이성을 유지하면서 교육 전문가로서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를 너무 사랑해서 또는 너무 걱정이 되어서라는 등의 이유를 들어 평정심을 잃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혹여 평정심을 잃을 상황이 되면 같이 근무하는 다른 전문인에게 도움을 청하는 협업이 늘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서 그 2년의 과정 동안 내내 어린이와의 관계, 동료 교사들과의 관계, 또한 학부모님들과의 관계에서 서로 신뢰감을 가질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끊임없이 배우고 토론하고 했던 것이고, 이러한 생각이 내가 졸업할 때 쯤 내놓은 나의 교육이념에 반영된 것이다. 전문가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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