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레국밥

by anego emi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끼는 그의 오래전 에세이에서 카레에 관해 다음과 같이 썼다. ‘ 카레란, 다른 사람들이 먹고 있는 걸 보면 더욱 먹고 싶어 진다 ’ 나 또한 그러하다. 어린 시절 나는 엄마의 카레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진득하고 건더기가 푸짐한 TV광고 속의 카레와 달리 흥건한 국물에 야채와 고기가 동동 떠있는 국에 가까웠다. 덮밥이 아니라 국밥에 가까운 카레를 군소리 없이 먹어치우긴 했지만, 카레란 나에게 그야말로 반갑지 않은 메뉴임에 틀림없었다. 어쩌다가 단짝 친구가 도시락으로 카레를 싸 오는 날이면, 보온병의 속에서 옅은 김을 내뿜으며 새어 나오는 카레향에 나도 모르게 군침을 삼키다가, 친구가 몇 숟가락 퍼주는 카레를 밥에 쓱쓱 비벼 맛있게 먹으며 생각했다. ‘ 역시, 카레란 남의 집 카레가 최고야 ’ 요즘이야 카레로 못하는 요리가 없고, 심지어 수프카레라는 메뉴도 있다. 몇 년 전 어느 겨울날, 도쿄 키치조지에 있는 유명한 카레식당에서 한 시간을 추위에 떨며 줄을 서서 먹은 수프카레는 그야말로 감동이었다. 묽은 국 같은 수프에 밥을 말아 훌훌 떠먹으며 순간, 엄마의 카레가 떠올랐다. 엄마가 아마도 이 수프카레를 보면… “ 어마나, 내가 하던 카레하고 비슷하네 ” 하고 흐뭇한 미소를 지을지도 모르겠다. <아네고에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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