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다'라는 말은 '도두보다'의 준말이다. '잘 봐준다', '좋게 봐주다'라는 뜻이다.
영화 돋보기의 돋보기는 그와는 다른 뜻이다. 흔히 확대해서 보는 그 '돋보기'다. 서로 다른 뜻을 가진 명사와 서술어가 같은 사람을 만났다.
그게 바로 나다. 무언가를 확대해서 보면 좋게 보인다. 사람이든 작품이든 애초에 호감이 가지 않는다면 굳이 크게 확대해서 볼 시도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돋보기를 활용해 영화를 보는 이유다.
난 영화에 관해 전문가도 아니고, 식견이 넓지도 않다. 그런 이유로 영화를 보고 생각할 때 돋보기를 쓴다. 이해의 범위, 도구를 줄여 단순화하는 것이다. 그렇게 한다고 한들 생각이 단순 명료해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확대한 만큼 보이는 것은 똑같고, 반대로 원래 크기였을 때 보였던 것들이 보이지 않기도 한다. 사진을 확대해서 볼 때처럼.
편견을 불러일으키는 위험을 무릅쓰고 영화에 돋보기를 대려 한다. 멀리서 본 사진은 꼭 필요하다. 그다음에는 각 부분을 크게 확대한 사진들이 필요할 것이다. 전문가가 아닌 사람이 확대해서 본 것들도 어딘가에는 필요하겠지. 또 사실상 그렇게 밖에 못쓰기도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호감 가는 영화와 내 방식대로 친해지기 위한 것, 한마디로 '이기적 감상'에 관한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