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수다 떠는 우리야 즐겁고 지켜봐 주니 고맙네만, 한편 언제나 한결같이 입 꾹 다물고 말이 없으면 어떤때는 할아버지 무릎에 않혀 재롱떠는 아이 같아 부끄럽다가는 또 어떤때는 잔뜩 화난 유령 앞에 선 것처럼 무섭다는 생각이 언뜻 들기도 하네. 그러니 부고나 청첩은 없는지 확인하고 나서 들어온 김에 심심풀이로 글쓰기나 댓글을 둘러보고 공감하는 부분이 있거들랑 그 참에 그저 반갑다는 인사 한마디라도 남겨 주면 참 좋겠네.
우리가 이곳에서 성공을 평가하거나, 부를 비교하거나, 아픈 속내를 털어놓자는 게 아니라는 것, 사상을 논하거나 정견을 다투자는 게 아니라는 것은 다들 잘 알것이네.
우리들 어린 시절, 학창 시절 소중한 추억, 나이 들어 서글픈 일, 모처럼 기분 좋은 일, 소소한 일상들이나, 마누라에게도 자식에게도 할수없는, 누군가에게 하고 싶지만 아무나에겐 할수 없는, 하고 나면 후련하고 살아 숨 쉬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그런저런 부담없는 얘기를 나누자는 것일세.
여기서 못하고 안하면 어디 가서 맘편하게 하겠는가?
댓글 한마디, 한줄이면 충분하고, 마음에 드는 글이나 사진 하나 보여 주어도, 혼자 웃기에는 아까운 짤방을 올려도, 객기로 시 한줄이나 글 한편 써보아도. 술 얼큰하니 갑자기 친구가 생각나 보고 싶다고 불러내도 누구 하나 무어라 할 놈 없고 오히려 큰 박수로 공감을 얻게 될 걸세.
누가 총무를 맡아 눈팅 때문에 고심한 것이 마음에 걸려서 부분적으로 내 생각을 덧붙여 보니 대체로 이러하네.
부랄 칭구 사이에 대단할 게 무엇이 있겠는가? 나보다 돈 많고 출세한 칭구래야 대기업 총수는커녕 이름만 대면 알만한 벤처 신화도 아니고, 대통령, 국무총리는커녕 장차관이나 흔한 국회의원조차 한명없지 않은가? 다들 그저 밥 한술 편히 뜨고 얼굴 안망가뜨리고 사는 정도 아닌가?
어색하고 쑥스러울 건 무엇인가? 대개 그렇지만 다들 그러니까 같이 섞일 수 있는 것 아니겠나? 친하고 덜 친하고 따진 들 어디에 쓸모가 있을거며, 보기 싫은 녀석이 있을 수 있겠지만 다는 아닐거 아니겠나? 같은 반이었던 게 싫었던 칭구도 있겠지만 좋았던 칭구들보다 훨씬 더 많지 않겠나?
조직에 몸 담고 있어 신경 쓸 일 많고 시간도 없겠지만 들어온 김에 한마디 안부야 건넬 수 있지 않나? 내가 어렵고 힘들고 슬플 때 도와주지 않고 공감해주지 않아서 원망스럽다면 반대로 나는 그 칭구에게 그렇게 하였는가 되짚어 볼 필요가 있지 않겠는가? 내 스타일과 안맞고 밴드질이 익숙지 않고 수준도 안맞을 수 있겠지만 누군들 안 그렇겠나?
그냥 눈팅이 편하다고 하면서 한 번도 안부마저 건네지 않는다면 안면만 튼 사이라도 무례라는 것을 알고 있지 않은가? 중차대한 문제가 있다면 해결이 급선무일 테니 여기서 둘러볼 여유가 없을 것 아니겠는가?
안되는 이유보다 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면 열거한 이유들이야 무슨 문제가 될것인가 하는 생각이 많이 드네.
이제 우리 나이가 곧 환갑이고, 60 고개를 넘으면 70을 보고 치닫게 될걸세.
그런 나이다 보니 전에 없이 청승맞게 드라마 보다가 눈물 나고 어린애처럼 눈길 안준다고 쉽게 삐치기도 하네. 8자리 전화번호 하나 못외고 손을 멀찍이 내밀어도 스맛폰 글자가 겹쳐보이네. 핏줄 굳어 혈압 오르고, 오십견으로 양복입기가 힘겹네. 다 흉 볼 일 아니고 가는 세월 피할 길 없어 다들 그렇게 속절없이 같이 시들어 가는 것이네.
한번뿐인 인생은 젊은이들 호사일 뿐, 언제 쓰러져 절뚝 일지, 언제 기억을 잃어 똥오줌 못가리게 될지 걱정하고, 더 살고 싶은 마음보다도 자다가 쥐도새도 모르게 고통 없이 죽고 싶어 할 나이가 무섭게 달려들고 있다는 거 느끼고 있지 않은가? 할배, 할매 가시더니 아부지, 어무이마저 보내드리고 있고 이제 우리 차례인거 잘 알고 있지 않는가?
내일 어찌 될지 알 수 없는게 인생이고, 오늘이 가고 나면 다신 안올 오늘일세.
그러니 나중에 부모 부고, 자식 청첩일랑 걱정 말고 내 부고장 뜨기 전에 더 늦기 전에 지금 여기서 우리끼리 부지런히 같이 웃고 떠드세나. 부족하면 만나서 껄껄 웃고 일부러 호기롭게 크게 소리쳐 보세나.
차 몰고 먼길 찾아가지 않아도, 귀 어두워 전화기를 귓바퀴에 꽉 눌러 대지 않아도 손가락 하나면 충분하네.
쓰다 보니 길어졌네만 칭구끼리 수다나 떨구 즐겁게 살자는 말일세. 지금 바로 칭구들과 인사부터 나누세.
"반갑다 칭구야"
★ 여기서 맨날이든 어쩌다이든 최근에 글쓰기 하거나 댓글 한자라도 다는 칭구들은 이글에 댓글 달지 말기를 부탁하네.
이글은 특별한 이견이 없다면 운영진이 정기적으로 반복해서 달포에 한번 가량 올려주면 어떨까 제안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