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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매기 삼거리에서 Aug 13. 2023

건강하게 존엄하게

다들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어한다

그리고 끝


나는 건강하게 살다 존엄하게 죽고 싶다

죽음까지 포함


오래는 뺐다


고통스럽게 오래 살고 싶지 않기에

살 만큼 살았고 만족하기에

해볼 만큼 해봤고 미련 없기에

부모 가셨고 자식 장성해 의무를 다 했기에

아내 살 대책 마련했기에

죽음을 맞이할 준비가 되었기에

무엇보다도 현재 즐겁고 행복하기에




ㅡㅡㅡㅡㅡ




의사는 생명을 살린다

고마운 일이다


위암


5년 생존율

1, 2, 3, 4기ㅡ90, 70, 40, 5%


1기ㅡ내시경점막하박리술

2기, 3기ㅡ위절제수술ㆍ항암 치료

4기ㅡ항암 치료


3년내 재발율 40%

3년내 재발율 30%ㅡ수술ㆍ항암 치료 하면


1기는 내시경으로 위점막에 암병변만 제거하기에 위는 그대로, 5년 생존율 90%. 합병증, 후유증 거의 없다


문제는 2기부터다

위를 반이상이나 전부 절제 수술+주변 림프절 절제+전신 항암 치료


합병증, 후유증


ㅡ위 절제 수술ㅡ위, 미주신경, 대개 링 프절까지 들어내 전처럼 양, 속도로 먹다간 큰 고통. 구토를 기본으로 장폐색, 덤핑증후군 등등. 체중 급감


ㅡ항암 치료ㅡ암뿐만 아니라 암처럼 빨리 증식하는 세포들도 융단 폭격. 구토 기본으로 생명을 위협하는 패혈증, 출혈, 면역력 저하. 그외 손 저림, 입 헐음, 머리 빠짐 등등. 체중 급감


이걸 다 겪고도 5년 생존율 70%/40%/5%

3년내 재발율 30%

항암 치료 안 받으면 3년내 재발율 40%


5년 산다는 보장 없고, 재발 안 한다는 보장도 없다

1년 살 수도 10년 살 수도

1년 후 재발할 수도  4년 후 재발할 수도

재발 즉 4기. 다시 전신 항암 치료


그래서 난치병


표적 치료, 면역 치료 개발되었지만

소수 암에만 효과

다수 암은 여전히 항암 치료 즉 세포독성항암치료


한편


위암 2기, 3기라고 바로 죽는 거 아니어서 여명 있고


위암 4기, 말기 1년, 몇 개월 시한부 선고에도 항암 치료 없이 몇 년, 10년을 더 사는 사람


위암 수술ㆍ항암 치료 후 생존. 혹시 안 했어도 그만큼 생존했을 가능성은 얼마일까


ㅡ어머니 경우. 86세 노환으로 의료원 입원.  위중해 대학병원 응급실. 생애 처음 가슴 부위 CT. 위와 주변 장기에 온통 암덩어리. 의사, 노환이라고 수술할 필요없다고. 이주일 후 사망. 그때는 몰랐지만 8년전쯤 위암 증상이 있었다. 가끔 속이 아프다고 쑥물 다려드신 게 전부. 병원 가자 해도 늘 그렇듯이 거부. 80세 넘어 저장강박증으로 정신병원에 한달씩 몇 차례 외에 병원이란곤 간 적 없었다. 86세에 걷다가 척추가 주저앉아 의료원 입원전까지는 건강하게 사셨다. 위암 증상때 병원 갔다면? 수술ㆍ항암 치료 했다면?돌이켜 보면 안 간 게 잘한 거


의사가 생명을 연장한다고 위암보다 크거나 긴 고통을 준다면, 노인이라면 다시 생각해 볼 일이다




ㅡㅡㅡㅡㅡ




나 62세


1년 반전 심근경색 진단. 관상동맥 스텐트 시술 3곳

심혈관질환 5년내 사망율 60~70%

심혈관질환 진단 시술하고 벌써 1년 반 지났다


그뿐 아니라 경동맥, 중뇌동맥, 하지동맥 폐색이나 협착 진단 받은 지도 그 정도


언제든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올 거

운 있으면 급사거나

없으면 대수술, 더 없으면 식물인간


살 날이 창창하다면 위암 수술ㆍ항암 치료 적극 받을 필요

하지만 이런 나는?


현재 상태도 안 좋은데

스텐트 시술 전ㅡ>지금

혈압 135/95ㅡ>100~95/60~55

약 없이ㅡ>매일 9알 복용

체중 71ㅡ>64키로


나이는 60대초이지만 건강한 70대, 80대만 못하다


해서 통합적으로 판단해

수술ㆍ항암 치료 안 받기로 작정


그리고 검사 결과 보는 날

다행히 1기 내시경 시술이라고

그거야 해야지




ㅡㅡㅡㅡㅡ




위암 수술ㆍ항암 치료가


1.완치가 아니라면

2.합병증, 후유증이 위암의 고통보다 길거나 깊다


나는 건강하게 살다 존엄하게 죽고 싶어


어떤 암이든, 내 생명을 위협하는 어떤 질환이든 치료가


1.완치가 아니라면

2.합병증, 후유증이 질환의 고통보다 길거나 갚다


나는 건강하게 살다 존엄하게 죽고 싶어



혹여 숫자 갖고 시비는 마소. 의사 아니고 맥락은 맞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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