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발코니 Mar 26. 2022

재미+의미=감동?!

내 SNS를 풍요롭게 할 콘텐츠 만들기

이야기의 기원에 대해서...  


재미와 의미를 두루 갖춘 감동 어린 이야기란?   

  



일주일 단위로 나오는 미션을 따라오느라 바쁘셨죠? 

한 템포 쉬어가는 의미로 이번 이 장에서는 스토리텔링에 대해서 말씀드려 볼까 합니다.


우리는 무구한 스토리텔링 역사를 가진 선조들의 후예입니다. 

아무리 글재주, 말재주가 없는 사람이라도 꼭 필요한 순간에는 재담꾼으로 변하는 게 인간의 본성이 아닐까 합니다.

인류는 아주 오래전부터 이야기를 듣고 전하는 행동을 통해 간접 경험을 공유하는 문화를 발달시켰습니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미처 가보지 못한 골짜기와 산, 만나본 적 없는 부족과 동물을 겪어 본 사람의 경험담을 듣는 일에 큰 흥미를 느끼지요. 이야기를 좋아하는 성질은 호모 사피엔스의 특징 중 하나라고 하는데요. 


사람들이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이유는 분명해요.      

미지의 세계에 대한 정보를 얻고 선험적 모델을 찾는 것입니다. 훗날 맞닥트리게 될지도 모르는 낯설고 위험한 상황에 좀 더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해서인데요. 선사시대까지만 해도 이런 경험담은 생명 유지 활동에 아주 큰 역할을 했습니다.  

    

“여기서 얼마 떨어진 곳에 높이 솟은 산이 있는데 거기에 호랑이가 산다. 그 호랑이는 주로 밤에만 사냥을 다닌다. 그러니 높은 산을 넘으려면 아침 일찍 서둘러야 한다. 혹시 호랑이를 마주치면 준비해 간 육포를 던져주어라. 호숫가 마을에 사는 한 노인이 그렇게 해서 목숨을 건져 도망쳤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런 종류의 이야기였죠. 물론 선사시대에도 구전을 통한 부족의 전설과 신화, 우주와 생명에 대한 위대한 통찰과 은유가 가득한 이야기는 존재했습니다. 하지만 우선 급한 건 호랑이가 출몰하는 산을 무사히 넘어 마을에 도착한 나그네의 생생한 경험담이겠지요.  


인류가 문명사회로 진입한 후에도 사람들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안전한 생활 테두리를 구축한 사람들은 위험요소를 미리 파악하는 정보 공유의 차원에서 벗어나(물론 그런 기능을 하는 이야기는 여전히 살아 있었지만) 흥미진진한 사건 속에서 주인공이 활약하는 모험담을 즐기기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이야기를 통해 대리체험과 만족을 느끼고 싶어 했습니다. 한 마디로 이야기를 즐기는 시작한 거죠.      


그리하여 이야기는 실재하는 정보에 살이 더해져 흥미진진한 모험담이 되기도 합니다. 


“여기서 얼마 떨어진 곳에 높이 솟은 산이 하나 있단다. 거기에는 호랑이가 한 마리 살고 있었지. 그런데 그 호랑이는 주로 밤에만 사냥을 다닌다지 뭐냐. 그래서 사람들은 그 산을 넘으려면 아침 일찍 서둘러야 한다고 말하곤 했단다. 그런데 어떤 겁 없는 남자가 해가 뉘엿뉘엿 지는 해거름에 산을 넘겠다고 나섰단다. 사람들은 모두 그를 말렸지만 힘이 장사인 남자는 콧방귀만 뀔 뿐이었어. 짐승 따위는 겁나지 않는다면서 말이야. 그러다 그만 어두운 밤길에서 호랑이와 딱 마주쳤지 뭐니. 오만한 사내였던 남자는 마을 할머니가 챙겨 준 육포도 벌써 제가 먹어치운 후였단다.”     

 

무심하게 흘러가는 시간에 균열을 내는 사건이 이야기를 시작하는 문이 됩니다. 그렇다면 어떤 사건이 재밌는 이야기를 만드는 씨앗이 될 수 있을까요?

저는 책을 쓰는 전업작가입니다. 당연히 독자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을 이야기를 만들어 내기 위해 애를 쓰겠지요. 그런데 솔직히 고백하자면 ‘재미있는’ 사건을 꾸며내는 것보다 ‘의미 있는’ 사건을 찾아내는 데 더 오랜 시간을 투자합니다. 사실 의미는 재미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이야기의 2대 요소이거든요.

의미만 있고 재미가 없으면 이야기가 지루합니다. 재미만 있고 의미가 없으면 이야기가 허무합니다. 아! 재미가 없어도 감동이 있으면 좋은 이야깃거리 아니겠냐고요? 감동은 의미와 재미가 동시에 제공되었을 때 시너지 효과로 나오는 감정 반응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말 나온 김에 ‘감동 있는 사건’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죠.      

좀 전에 의미와 재미 두 가지 요소를 말했는데요. 사실 말이 쉽지, 의미와 재미를 두루 갖추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에요. 거기에 감동까지?

이건 마치 영화 제작사에서 시나리오 작가와 감독에게

“음, 스릴 있고 따스한 웃음과 통쾌한 액션이 가미된 이야기.
거기에 더해 잔잔한 감동과 깜짝 놀랄 반전을 갖춘 액션 히어로 로맨틱 코미디 영화를 가져오시오.”


라고 요구하는 것과 엇비슷하지요.     


말이 점점 어렵게만 풀어지는 것 같은데... 사실 재미와 의미,  감동까지 갖춘 이야기는 누구나 하나씩은 가지고 있어요. 


그건 바로 내가 겪은 일 중에 나와 내 삶을 변화시킨 어떤 사건이랍니다.


간혹 ‘현실이 소설보다 더 소설 같다.’라든가 ‘내 지나온 세월을 얘기하자면 소설책으로 몇 권이 나와도 부족하지.’라는 말 들어보신 적 있으실 거예요. 

거짓으로 꾸며낸 이야기가 아닌 진짜 겪은 일, 이보다 더 흥미진진한 스토리텔링이 있을까요. 어쩌면 소설은 놀라운 현실 속 이야기를 다듬어서 내놓은 매체가 아닐까 싶어요.     

  

나와 내 삶을 변화시키는 사건은 흔히 일어나는 일은 아니지요. 

그래도 가만히 돌이켜보면 감당하기 어려운 일, 혹은 사소하지만 내게는 지축을 뒤흔드는 사건은 누구나 하나씩은 가지고 있죠. 그 경험을 솔직 담백한 어조로 담담히 적어 내린다면 그 안에 재미와 의미, 그리고 감동까지 선사하는 멋진 이야기를 완성할 수 있으리라 믿어요. 제가 읽은 수많은 명작이 그런 모습을 하고 있었거든요.      


‘인생 사건’은 쉽사리 털어놓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아요. 

특히나 기쁘고 좋은 일이 아닌 슬프고 나쁜 일일수록요. SNS를 풍성하게 만들기 위해 개인의 불행과 슬픔을 마구 끄집어내서도 안 되겠고요.

다만 이런 경우는 있을 거 같아요. 

저는 굉장히 힘든 시절을 통과하면서 혼자 다짐한 적이 있어요.      

지금 이 시절을 기록해 놓자. 기록하면서 하루하루를 버티자.
그렇게 고난의 시절을 넘기고 나서 다시 평화로울 때를 맞이하면 그때, 써놓았던 기록장을 다시 펼쳐보자.     


기록을 통해 어려운 시절을 견디려고 마음먹은 셈이죠. 기록의 마지막 페이지가 무사히 강을 건넌 여행자의 기쁜 소감으로 가득 찰 수 있도록 스스로를 응원했습니다.     

    

재미와 의미를 두루 갖춘 감동 어린 이야기는 무엇일까요?

그건 삶에서 건진 진솔한 깨달음을 나누는 이야기가 아닐까 합니다. 누구의 이야기든 상관없습니다. 어느 시대든 관계없습니다. 무슨 사건이었는지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값진 교훈일수록 이야기는 알아듣기 쉽고 공감하기 좋습니다. 우리네 삶이 그러하듯 감동은 진실 안에 자리하고 진짜는 단순 명료한 법이니까요.      




이전 07화 이야기가 싹트는 순간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