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SNS를 풍요롭게 할 콘텐츠 만들기
관심 있게 읽어주신 독자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읽기에 그치지 않고 제가 길잡이 한 대로 이야기 씨앗을 모으셨다면 더할 나위 없는 기쁨입니다.
세상에는 SNS에 올리기 위한 콘텐츠에 대한 고민, 그 고민을 위한 해법이 헤아릴 수 없이 많습니다. 이 책은 고민과 해법을 ‘글쓰기’라는 콘텐츠에 집중해서 이야기 나눴습니다.
작가 데뷔 17년 차인 저조차 한글 프로그램의 하얀 바탕을 보고 있자면 막막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 또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지, 어떻게 이야기를 마무리 지어야 할지 몰라 갈팡질팡하는 거죠.
이 책을 통해 저는 무수한 시간 동안 고민을 거듭하며 스스로 찾은 작은 길을 여러분께 공유하고자 했습니다. 부족하나마 여러분의 SNS를 풍요롭게 할 콘텐츠를 만드는 데 작은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봅니다.
잠깐! 닫는 글이지만 이대로 마무리 짓기는 아쉽죠?
책 내용을 총정리하는 의미에서 잔소리 몇 마디만 더 하고 가겠습니다.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제가 책을 시작하면서 말씀드린 것이 있어요.
바로 일주일 단위로 찾아보는 단어, 인물, 장소, 사건 중 하나를 골라 매주 마지막 날에
‘이번 주의 단어’ 혹은 ‘이번 주의 사건’
등으로 기록해 놓기로 했지요.
예를 들어 ‘이번 주의 인물’에 대해 설명드려 볼게요.
한 주의 인물 정하기! 일주일 동안 이렇게 저렇게 떠올렸던 분 중에 가장 인상이 깊고 무언가 할 얘깃거리가 있을 것 같은 인물 한 사람을 정해봐요. 그리고 그 이유를 적어봅니다. 왜 나는 이 사람을 택했는가? 이 사람이 왜 내 마음에 담겨 있는가를 천천히 들여다보는 거죠. 여러분, 그거 아세요? 우리는 종종 다른 사람 이야기라고 하면서 자신의 얘기를 하기도 합니다. 친구의 경우라고 남 얘기하듯 수다를 떨지만 알고 보면 내가 묘사하는 그 친구 안에 내 모습이 들어있지요. 타인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볼수록 내 숨겨진 모습이 보이는 경험! 그것이 글쓰기의 마법 아닐까 합니다.
이런 식으로 단어, 장소, 사건도 하나씩 고르면 됩니다.
시간과 에너지를 들여 고른 소재는 내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 즉 글의 주제와 맞닿아 있습니다. 확실한 소재 안에 명확한 주제가 들어있는 법이지요. 그래서 선명한 주제와 소재는 언제든지 필요할 때 꺼내어 콘텐츠의 재료로 쓸 수 있습니다. 오늘 당장 내 계정에 올리는 글이 아니더라도 차곡차곡 저축해놓은 글감은 식품 저장고처럼 결정적인 순간에 내 SNS를 먹여 살리는 거지요.
주제와 소재의 중요성은 몇 번을 강조해도 모자랄 텐데요.
스토리텔링 수업서를 보면 가끔 이런 문장이 눈에 띕니다.
“보편적인 주제는 특별한 이야기로 풀어나가고 특별한 주제는 보통의 일상 속에서 발견해라.”
예를 들어 ‘가족 간의 사랑’이라는 주제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거나 혹은 공감이 되지는 않아도 무슨 뜻인지 알 수는 있는 인류 공통의 감정이잖아요. 그런 당연한(?) 주제를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가족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건과 줄거리로 묘사한다면 재미가 있을까요?
이런 주제로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면 ‘가족’이라는 단어의 정의를 새롭게 바라보는 시각을 제시한다거나, 가족 간의 사랑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내려보는 시도를 해보면 독자도 흥미롭고 의미 있게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특별한 주제는 무엇이 있을까요? 예를 하나 들어볼까요? 아주 조심스러운 주제인 동성결혼 합법화에 대한 주제를 잡는다고 생각해보죠. 대한민국에서 아직 동성끼리의 혼인은 법적으로 유효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사실혼 관계로 인정받지도 못하고요. 두 사람이 아무리 사랑하고 가정을 꾸며도 그냥 동거인이나 룸메이트 정도로 인정받는 게 전부입니다. 거기다 아이를 입양하고 싶다면요?
민감하고 흔치 않은 주제를 다루는 이야기일수록 그 배경과 사건은 오히려 일상 속에서 벌어져야 합니다. 특별한 일이 내 옆에서 혹은 내게도 일어날 수 있다는 긴장감과 생경함이 읽는 재미를 가져다줍니다. 보편적인 주제를 위한 특별한 소재, 특별한 주제를 위한 보편적인 소재! 요렇게 엇갈린 조합에 글의 묘미가 있다고 봅니다.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말씀드리고 이 책을 마무리 짓겠습니다.
혹시 제가 여는 글에서 제안드린 ‘글감 노트’ 장만하셨나요?
각자 형편에 따라 벌써 기록하기 시작한 분도 계실 테고, 앗! 깜빡했다, 하시는 분도 계실 거예요. 아니면 ‘그런 건 귀찮게 뭐 하려 해. SNS상에 잘 저장해 두고 꺼내 보면 될걸.’하는 분도 계실 거예요.
요즘같이 바쁘고 뭐든 온라인상에서 해결되는 세상을 살면서 갑자기 종이 공책을 펼쳐놓고 펜을 들어 기록해보세요,라고 하니 그런 마음이 든대도 무리는 아닐 듯합니다. 하지만 여러분, 직접 손으로 쓰고 책상 책꽂이에 보관하고 다시 꺼내서 펼치고 하는 행동이 가져오는 효과는 분명 있다고 봅니다.
저는 책 한 권을 집필할 때마다 노트 만들기를 합니다. 다른 책을 위해 썼던 공책이 많이 남았다면 그것도 상관없고요. 마침 기분이 그렇지 않아서 굳이 새 공책을 사서 새 마음 새 각오를 다질 때도 있지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하나의 이야기를 새로 시작할 때 그 작업 과정이 모두 기록될 수 있는 노트를 꼭 준비한다는 겁니다. 요즘 같은 디지털 시대에 작품 원고를 손으로 쓰지는 않지만 이야기의 첫 시작이나 줄거리 잡기, 아이디어를 기록할 때는 필기를 기본으로 합니다. 또 한순간 문득 스치고 지나가는 생각도 노트에 메모해놓으면 언젠가 그 아이디어가 힘을 발휘하는 때가 분명 있더라고요.
혹시 ‘글감 노트’ 아직 준비 안 하신 분 있다면 다시 한번 추천드리겠습니다. 나만의 이야기를 위한 보물 저장고 한 권 만들어 보아요~
자, 그럼 이제는 정말 닫는 글을 닫겠습니다.
제 브런치 북을 완독 해주신 독자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여러분, 다음 브런치 북에서 다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