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베스트셀러 작가가 말했다. 책을 내면 인생이 크게 바뀔 줄 알았는데 책이 베스트셀러가 됐는데도 인생이 바뀌지 않았다고. 오히려, 삶이 바뀌어서 글을 쓰고 책이 나온것이라고.
마흔에 맵을 만났다. 마흔이 맵에게 물었다. 삶의 의미가 뭐냐고. 반환점을 돌고 나머지 삶은 어떻게 살아야 되냐고. 맵이 답했다. 출력하는 삶을 살라고. 출력하는 삶이 진짜 자기 삶이라고. 처음엔 불혹의 나이에 미혹한 마음을 풀어내려고 맵을 그렸다. 그다음엔 변화하고 싶은 마음에 맵을 그렸다. 한 장 한 장 그린 맵이 200장을 넘었다. 맵을 그리면서 내가 배운 것은 중심 이미지와 가지 그리는 법이 아니었다. 생각을정리하고 출력하는 방법이었다. 생각과 정보를 정리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말과 글과 맵으로 전달하는 법이었다. 이제는 맵이 마흔에게 묻는다. 무엇을 출력할 것이냐고. 출력해서 무엇을 할 것이냐고.그동안 그려왔던 맵은 출력 자체가 목적이었다. 입력 중심의 삶을 출력하는 삶으로 바꾸는 과정이었다. 이제는 맵을 그리는 행위보다 무엇을 그릴 것인지, 어떤 가치를 그려 누구에게 도움을 줄 것인지가 중요해졌다. 첫 번째 목표는 맵을 통해 출력의 삶을 찾는 방법을 전해주는 것이다. 출력 초보가 출력 왕초보에게.
'벽'인 줄 알았는데 사실 '문'이었어
영화 '설국열차' 송강호의 대사다. 멈추지 않고 끝없이 달리는 기차. 멈추지 않는 기차 속 생활을 일상으로 살던 사람들은 밖으로 나가는 문을 벽이라 생각하고 살았다. 어차피 달리는 기차에서 밖으러 나가는 문은 열 수 없기 때문에. 하지만 송강호는 어느 순간 진실을 깨닫게 된다. 기차를 멈추고 벽이라 생각했던 문을 열면 밖으로 나갈 수 있다는 사실을. 벽이 문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입력만 할 뿐 내 생각을 출력하지 않는 것은 출력의 문을 벽이라 생각하는 것과 같다. 누구도 출력하는 삶을 살지 말라고 강요한 적은 없다. 입력하는 삶에 익숙해져 열심히 입력을 하며 살아 왔을 뿐. 마흔에 만난 맵은 막혀있던 벽에서 출력의 문을 찾도록 도와주었다. 벽이 문으로 바뀌는 것은 작은 생각의 차이였다. 하지만 그 생각전환의 효과는 혁명적이었다. 독자가 하루아침에 작가가 되었고 시청자가 갑자기 기획자가 되었다. 누가 바꾸어준 것이 아니라 생각의 변화가 나를 새롭게 태어나게 한 것이다. 나는 벽에서 문을 찾았다. 그리고 나를 가장 나답게 하는 방법도 찾았다. 이제는 그 방법들을 공유하고자 한다. 출력의 문을 찾고 있는 왕초보들에게. 맵을 통해 내가 찾았던 그 문을 왕초보들도 찾을 수 있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