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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린나 Apr 28. 2019

빈센트 반 고흐의 삶(5) : 마음이 아파지다.

악수를 건네며, 러빙 빈센트

팔리지 않는 그림, 지독한 가난, 정신병자라는 낙인. 빈센트는 얼마나 슬펐을까?






지금 생각하면 다소 어이없는 치료법이지만.. 당시에 열탕 냉탕 치료는 (와인 처방과 더불어서정신 질환에 대한 나름 진지한 치료 행위였다. 생레미 정신병원에서의 이런 치료가 효과가 있었던 것일까? 빈센트는 점차 나아졌고. 다시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됐다. 처음에는 바깥출입이 자유롭지 못했던 탓에 병실에서 쇠창살 너머 풍경을 그리거나, 유명한 다른 작품의 모작을 많이 그렸다. 점차 나아지면서는 병원 부지 안 정원에서, 그리고 병원 바깥에서도 그림을 그리는 것을 허락받게 되었다.


아몬드 꽃이 만발할 때

1890년 1월, 빈센트의 조카가 태어났다. 테오와 그의 아내 조는 큰아빠 빈센트의 이름을 따서 아들의 이름을 빈센트 빌럼 반 고흐로 지어주었다. 이 소식을 들은 빈센트는 <아몬드 꽃, Almond Blossom>을 그려서 보내준다.

     

조카 이름은 나보다는 아버지를 따라 짓는 게 좋았을 텐데 싶어요. 요즘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나요. 뭐 어쨌든, 이미 정해진 거니까 저는 당장에라도 테오에게 그림을 그려서 보내주려고 해요. 침실에 걸어두면 좋을 것 같은 그림이에요. 파란 하늘 아래에 하얗게 만개한 아몬드 꽃 나뭇가지예요.

빈센트가 어머니에게 쓴 편지.
1890년 2월 19일
태어나보니 삼촌이 빈센트 반 고흐였던 리틀 빈센트
빈센트 반 고흐 <아몬드 꽃, 1889.1>


인정받기 시작하다

1890년 겨울, 브뤼셀에서 열린 어느 전시회에 빈센트의 작품 6점이 전시되었다. 고흐의 작품은 평론가와 대중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기까지했다. 특히 전시품 중 하나였던 <아를의 붉은 포도밭, The Red Vineyard>이 (유화로는) 드디어 처음으로 팔렸다. (박수!!) 이제야 빈센트의 그림이 인정을 받기 시작하는 듯 보였다. 그 후 1890년 3월에 열린 파리 살롱에도 그림 10점이 출품됐고 반응은 뜨거웠다.     


전시회에 형이 있었다면 얼마나 기뻤을까. 형 그림이 좋은 위치에 걸려서 보기가 좋았거든. 사람들이 와서 찬사를 전해 달랬어. 고갱도 형 그림이 이 전시회에서 핵심이라고 말하더라.

테오가 빈센트에게 쓴 편지.
1890년 3월19일
빈센트 생전에 유일하게 팔린 그림, 빈센트 반 고흐 <아를의 붉은 포도밭, 1888.11>


빈센트는 병원에 있는 동안 수많은 걸작들을 쏟아냈는데, 약 1년이 넘는 병원 생활 동안 그려낸 그림만 150여 점이 넘을 정도다. 그 유명한 <별이 빛나는 밤>도 병원에서 그린 그림이다.(정작 빈센트는 별이 빛나는 밤을 실패작이라고 여겼다고 한다.)


1890년 5월. 빈센트는 드디어 병원을 나온다. 병원 문을 나선 고흐는 마냥 기쁘지는 않았다. 자신을 쫓아내라는 탄원을 냈었던 아를 사람들에게는 돌아갈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제 고흐는 다시 테오의 곁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그의 마음은 평정심을 되찾았고 아직 여전히 가난하지만 떠오르는 별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슬픔과 아픔속에서 희미하게 빛나는 별빛. 마치 <별이 빛나는 밤> 속에 쓸쓸히 빛나는 별과 같았던 빈센트는 그렇게 마지막 여정이 될 오베르 쉬르 우아즈행 기차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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