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달아놓고나니 걱정이 된다. 정작 글이 맛이 없으면 어쩌지? 라이프 분야 크리에이트라는 직함을 부여 받았으면 이름값은 해야지라는 마음으로 연재를 시작하기로 했다.
남들보다 특별한 삶을 산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그리 다이내믹한 삶도 아닌 평범한 삶을 살면서 소박한 삶의 이야기를 글로 쓴다. 일상이 평범한데 어떻게 좋은 글을 쓸까? 는 항상 나의 화두이기도 하다.
누군가의 독자로 글을 읽을 때면 글은 우선 재미가 있어야 했다. 개성있는 단어 선택에서 신선함을 느끼고 위트있는 문장에서 시간을 뺏기며 흐트러지지 않는 주제가 나를 끝까지 이끌고 간다. 읽고 난 후에도 잔잔한 여운이 남는 글은 감동으로 다가와서 오래오래 내 안에 머물기도 한다.
감동(感動),
누구나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글을 쓰고 싶지만 감동이란 게 어디 쥐어짠다고 나오던가?
브런치 작가가 되기 전 이미 등단한 출간작가였던 나는 글의 문학성에 가치를 두었다. 이곳에서 자유분방한 글을 읽었을 때 조금은 충격을 받았다.각자 개성이 통통 튀는 글을 읽으며 새로운 문물을 받아들이는 기분이었다.
나의 가치관이 흔들릴 때, '그것은 다시 희망을 품는 시간이며 다시 시작하는 시간들 안에 새로운 비상이 있다'라고 한 '롱 펠로우'의 시를 떠올렸다.
글에서 힘을 뺐다. 자연스럽게 문장이 흘러간다. 생각 또한 여유로웠다. 생활 속에서 터득한 일들, 인간관계, 취향이 깃든 소품들, 나의 가족과 이웃들의 이야기. 이 모든 것들이 나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게 쓰여진다.
작가의 서랍에 차곡차곡 쌓이는 글을 볼 때마다. 뿌듯한 포만감이 들었다.
서랍에 있는 글을 꺼내어 쓰다듬고 다듬는다. 평범한 내 삶에 맛을 내는 시간이다. 글을 쓰는 일은 취미도 재능도 아니다. 누군가에게 "나 여기 있어요" "오늘도 잘 살고 있어요"라고 전하는 나의 안부다. 나와 비슷한 삶을 살면서 지루함을 느끼는 누군가에게 살맛을 느끼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다.
매주 수요일이면 글을 연재한다. 누군가 내가 느낀 행복을 함께 느낀다면 더 바랄 게 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