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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화음 Mar 30. 2021

나 그대로를 인정해주는 사람을 찾는단다

<결혼은 그냥, 버티는 거야>#2.


“이상형이 어떻게 되세요?”

“저는 저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사람이 이상형이에요.”


   어느 날, 남 녀 간의 썸 타기를 주제로 하는 어느 방송 매체의 리얼리티 쇼에서 주인공들이 한 이야기이다. 나를 그대로를 인정해주는 사람이 이상형이란다. 주인공은 그런 사람이 분명히 어딘가에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꽉 차 있었다. 어디 내놔도 외모며 학벌이며 말투까지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그녀가 당차게 이야기 한다. 
 
   그 순간 시청자로 바라본 나는

“아, 나도 그땐 그랬지. 나도 그런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

순간 그야말로 “꼰대” 같은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아, 그들의 청춘과 남녀 사이의 썸 타기가 내심 부러운 아줌마의 질투였나? 아니면 나도 어느새 젊은이들이 싫어하는 “ 꼰대” 노릇을 하고 있는 건가. 생각해보면, 그들의 꿈을 좌절시키려는 의도는 분명 아니었다. 이미 현실을 맞이하고 겪어가는 인생의 아줌마 선배로의 나도 모르게 나오는 탄식이었던 것 같다.
 
      결혼 16년 동안 전쟁같이 살아온, 아이 셋 아줌마에게는 “나를 그대로 받아주는” 의 뜻이, “나는 앞으로도 바뀌지 않을”이라는 뜻으로 와 닿았기 때문이다. “나는 안 변할 거야, 네가  나에게 맞춰줘”를 이쁘게 포장한 말로 들렸고 세상에서 제일 이기적으로 들렸다.
 
   그만큼 내가 나이가 들었나 보다. 아니 성장해왔나 보다. 왜냐하면, 2021년 현재의 나에게 있어 사랑과 결혼에 대한 결론은 ‘내가 그대로이면 결혼을 유지할 수 없다는 것, 나를 그대로 받아들여 줄 사람은 없다는 것, 우리는 꾸준히 성장해야 한다는 것, 내가 변해야 상대도 변한다’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번호순으로 글을 읽으시면 흐름을 이해하시는데 더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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