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ALA쌤 Jul 23. 2024

결혼 전 동거의 진실

* 모든 내용은 실화를 바탕으로 합니다. 개인정보보호를 위한 장치 외에 각색은 거의 없습니다 :)


혹시 결혼 전 동거를 해보기로 결정했는가? 동거는 과연 필요한지,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지, 노하우에 대해 경험에 빗대어 알려드리고자 한다.


1. 동거 후 헤어지는 것이 이혼보다 낫다. 동거는 결혼 전 상대방의 민낯을 볼 수 있는 마지막 찬스이다.


흔히들 동거하다 헤어지면 어떻게 할 거냐고 걱정을 하지만 사실 그건 남의 일이니 쉽게 말하는 것일 뿐 내 결정이 확실하다면 귀담아들을 필요는 없다. 잘 모르고 결혼했다가 이혼하면 그건 누가 책임을 지는가? 치명적인 단점을 숨기고 일단 결혼부터 하고 보자는 사기꾼들로부터 나를 보호할 방법은 뜸을 들이고 재보는 방법밖에는 없다. 재보는 것에는 여러 방법이 있지만 아무래도 가장 확실한 방법은 같이 살아보는 것이다. 여행하고 데이트하면서 그 사람의 민낯을 모두 알아내기엔 역부족이다. 같이 살면 비로소 그 사람의 숨겨진 민낯이 보이기 시작한다. 24시간 매일매일 연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 사람의 생활 습관, 부모님과의 관계, 화가 났을 때 어떤 행동을 하는지 등등 모든 것을 면밀히 알 수 있는 방법은 동거뿐이다. 흥신소를 써서 사람을 붙이고 불법 감시를 하지 않는 이상 말이다. 결혼 전에 마지막으로 그 사람을 깊게 알고 재보고 싶다면 동거를 추천한다.


2. 동거 중 헤어지면 뒷감당이 생각보다 어려울 수 있다.


동거는 단순한 일이 아니다. 남자친구 자취방에 가서 놀고먹는 종류의 일이 아니다. 가구, 가전 사고 집안일 분담하는 것은 물론이고 집 계약까지 해야 하는 일이다. 금전적인 거래가 이루어지는 일을 쉽게 보아서는 안 된다. 만에 하나 헤어졌을 때 함께 산 물품과 전세자금을 어떻게 나눌지도 다 계획에 들어가 있어야 한다. 보통 이런 껄끄러운 일을 해야 할 때는 이미 서로 감정이 상할 대로 상한 상태라, 결혼해서 이혼하는 것도 아닌데 그것만큼이나 괴롭고 고통스러워질 수 있다. 그럼 한 사람의 집에 얹혀살면 안 되냐고? 아주 위험한 발상이다. 사이가 나빠질 때마다 그 집에서 나가야 하는 존재가 내가 될 가능성이 높다. 결혼이면 모를까 동거는 언제든 법적인 제한 없이 언제든 깨질 수 있는 관계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동거를 하기로 했다면 둘이서 정확히 반을 나눠서 하고, 만약을 대비해서 재산 분할은 어떻게 할 것인지도 미리 결정해 두는 것을 추천한다. 또, 경제적인 문제 말고도 사회적인 시선도 고려해야 한다. 결혼 전제로 동거하기로 했다가 깨지면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곱지 않을 수 있다. 바뀌어야 하는 문화가 맞지만 우리나라 정서상 아직은 동거가 급진적이라는 것도 인정해야 한다. 남의 시선을 신경 안 쓰는 게 제일 좋겠지만, 미래의 내 배우자에게 동거 경험이 있다면 어떨지 역지사지로 생각해 보자. 아직까지도 동거 경험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들도 많으니 잘 고려해 보고 결정하면 좋겠다.


3. 동거는 결혼과 확실히 다르다. 동거한다고 해서 안정감이 생기지는 않는다.


나는 남편과 결혼하기 전에 동거를 했는데, 처음에는 어차피 결혼할 거니 동거도 결혼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식만 올리지 않았지 결혼한 거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혼식을 올리고 혼인신고를 하고 나니 그제야 동거랑 결혼이 정말 다른 종류의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동거는 가변적인 관계이다. 언제든 상대가 그만하자고 하면 결혼보다는 훨씬 쉽게 그만둘 수 있는 관계이다. 그 말은 즉, 관계에 임하는 마음 가짐 자체가 다르다는 뜻이다. 동거를 할 때는 항상 불안했다. 결혼식 날도 잡고 준비까지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파혼에 대한 불안감이 나를 항상 따라다녔다. 지금은 별거 아닌 것처럼 느껴지는 작은 싸움도 그때는 그렇게 크게 느껴졌다. 이 사람과의 결혼 자체에 대한 고민을 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동거를 결혼 전 예행연습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어디까지 예행일 뿐 실전과는 다르다. 결혼이라는 실전에서만 느낄 수 있는 안정감이 있다. 나는 결혼 이후에서야 비로소 이 사람이 내 사람이라는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다. 나에게 있어 결혼이란 유기 불안감 (버려질지도 모른다는 망상)을 해소하고 내 정신적 에너지를 다른 유익한 곳에 쓸 수 있게 만드는 방파제와 같은 느낌이다. 물론 법적 테두리 안에 있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들도 많지만 안정감 측면에서는 확실한 효과가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이전 20화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한 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