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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LA쌤 Jul 17. 2024

두 달만에 결혼한 부부는 가구도 2분 만에 고른다

* 모든 내용은 실화를 바탕으로 합니다. 개인정보보호를 위한 장치 외에 각색은 거의 없습니다 :)


우리는 결국 침대도 일단 보류하고 소파부터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우선 백화점보다 더 큰 매장에 가서 소파를 한 번 더 살펴보고 더 살게 있나 체크해 보기로 했다. 원래는 소파 정도만 사려고 했지만 생각해 보니 침대 프레임도 사야야 했기 때문에 묶음 혜택을 더 받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다만 백화점은 좁아서 가구가 많이 없으니, 큰 매장에서 가구들을 쭉 둘러보고 더 살 만한 것이 있는지 결정해 보기로 했다.


우리는 까사미아 매장에 가서 다시 한번 유명한 소파에 앉아 보았다. 역시나 편안함 MAX의 착석감이었다. 나는 다시 한번 곧 죽어도 이 소파는 꼭 업어 와야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다른 무언가를 곁들여야 더 싸니까 살게 없나 찾아보아야겠지.


나는 소파 코너를 거쳐 침대 코너로 향했다. 매트리스는 무얼 살지 모르겠지만 프레임부터 살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원목 소재의 프레임으로 만들어진 침대에 다가가 앉았다.


"오, 이 침대 느낌이 좋다. 단단하면서 푹신한데?"

"그래? 나도 앉아 볼래."


남편이 내 옆으로 다가와 푹, 하는 소리를 내며 앉았다.


"오, 약간 시 0스 느낌?"

"그렇지, 누워볼까?"


우리는 침대에 나란히 누웠다. 시0스와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묵직하면서 푹신한 느낌이 마음에 들었다. 우리가 누워 있자 점원이 다가와서 설명을 해주었다.


"저희 까사미아 침대 라인은 포켓스프링으로 되어 있어요. 여기 단면을 보시면..."


까사미아의 매트리스는 시0스와 거의 비슷했다. 포켓스프링 구조에 위에 여러 겹 덧대진 라텍스. 우리의 등 센서는 틀리지 않았던 것이다. 하도 침대를 고르러 다니다 보니 스프링 구조까지 구분할 수 있게 된 걸까.


"제일 좋은 라인은 어떤 거예요?"

"이쪽이에요. 하드 한 타입도 있고 중간 타입도 있는데 취향 따라 달라요. 허리를 좀 더 받쳐주길 원한다면 하드 타입도 추천드려요."

"와, 진짜 괜찮다. 얼마인가요?"

"000만 원이에요."


뭐? 시0스보다 훨씬 저렴하잖아? 그런데 구조와 원리도 같고 편안하다니.. 시0스에 비할 바는 당연히 아니겠지만 애초에 엄청난 고가의 라인을 고집할 생각은 없었기에 혹했다. 나는 남편을 매장 구석으로 데려가서 설득하기 시작했다.


"가격 진짜 저렴하지 않아? 제일 프리미엄 라인인데도. 근데 포켓스프링 구조고 누웠을 때도 괜찮더라."

"맞아. 시0스랑 에0스 보다가 여기 오니까 갑자기 가격이 합리적으로 느껴지네. 침대도 편했어."

"침대 프레임이랑 소파랑 매트리스 다 같이 사면 엄청 싸게 살 수 있지 않을까?"

"견적 한 번 내볼까?"


우리는 직원에게 견적을 내러 가는 길에 식탁 코너를 발견했다. 나는 식탁을 보자마자 눈이 훽 돌았다. 남편 집에 있는 식탁 우중충하니 안 예쁜데 이건 왜 이렇게 예쁜 거야? 하얀 세라믹 상판에 밝은 원목 다리, 그리고 예쁜 의자와 기다란 바 의자까지..! 예쁘지 않은 구석이 하나도 없었다.


"오빠, 이 식탁 좀 봐. 너무 예쁘지 않아? 상판도 세라믹이야! 집에 있는 식탁은 컵 내려놓으면 소리 엄청 쩌렁쩌렁 울리는데 얘는 괜찮지 않을까?"


나는 핸드폰을 상 위에 턱 올려놓았다. 둔탁한 음만 날 뿐이지 불쾌하게 팅 울리는 소리는 나지 않았다.


"그러게. 우리 집 분위기랑도 잘 어울릴 것 같아. 00이 그런 분위기 좋아하잖아, 식물이랑 밝은 원목이랑 하얀색."

"가격도 괜찮은데? 어때 어때?"


내가 눈을 부담스럽게 빛내며 남편을 재촉했다. 지름신이 어디서 어떻게 왔는지는 몰라도 이 식탁, 내가 꿈에 그리던 디자인이야! 마침 집에 있는 식탁 마음에 안 들기도 했으니까. 남편은 다행히 나와 생각이 다르지 않았다. 내가 못내 식탁을 거슬려하는 것을 익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을까. 그는 흔쾌히 같이 구매하자고 했다.


혼수로 식탁을 사기까지 3분도 안 걸리는 충동적인 여자는 아마 나 밖에 없지 않을까. 우리 엄마가 봤으면 등짝을 한 대 때렸을 것 같다. 그렇게 백화점과 아웃렛을 돌아다니며 물건을 신중하게 사는 법을 가르쳤는데 결과물이 이러니 말이다. 그래도 참으로 다행인 것은 아직도 우리는 이 식탁에 대만족 하며 잘 쓰고 있다는 것이다. 아직도 단점은 찾지 못했다!


우리는 결국 모든 집안 가구를 까사미아로 들여놓기로 결정했다. 매장에서 둘러본 뒤 다시 백화점에 와서 상품권과 카드 혜택을 받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결제를 했다. 침대와 식탁, 프레임, 소파 세트가 시 0스 평범한 침대 가격이랑 같으니 꽤 가성비 있게 샀다고 생각한다.


그럼 아직도 이 가구들에 대해 만족하며 잘 쓰고 있냐고? 다음 이야기에서 품목별로 자세하게 리뷰해 보도록 하겠다.


(다음 이야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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