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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야호너구리 Sep 04. 2024

세후 190 인간 - 11

6호봉짜리 신입입니다.

대한민국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가장 아이러니한 사실을 마주하게 된다. 바로 '인건비'다. 인건비는 기업에게 가장 큰 비용 부담이지만, 동시에 가장 쉽게 줄이려는 대상이기도 하다. 이러한 현상은 특히 '역피라미드' 구조가 심화된 우리나라 노동 시장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기업은 한정된 예산 안에서 인건비를 지출해야 하므로, 고임금을 받는 고연차 직원들의 급여를 삭감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결국 희생은 저연차 직원들의 몫이 된다. 그들은 '갈 곳 없는' 상황에 내몰려 최저 시급을 받는 신입과 경쟁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기업은 비용 절감을 위해 경력직보다는 신입 채용을 선호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신입 채용 비율은 전체 채용의 60%를 넘어섰다. 이는 저연차 직원들이 경력을 쌓고 성장할 기회를 박탈하며, 악순환을 초래한다.


사회복지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군필 남성 사회복지사들은 군 복무 경력을 호봉으로 인정받지만, 실제 급여는 신입 수준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 2022년 사회복지사 평균 임금은 250만 원으로, 전체 직업 평균 임금 333만 원에 크게 못 미친다. 이는 사회복지사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높은 이직률로 이어진다.


결국 저연차 직원들은 자신의 경력과 능력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채, 끊임없는 경쟁 속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그들이 아무리 노력해도 승자는 결국 위에 있는 사람들이다.

부당한 대우를 받거나,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하거나, 퇴사를 결심할 때 우리는 흔히 사람 귀한 줄 모른다고 말한다. 하지만 사실 기업은 사람이 귀한 줄 아주 잘 안다. 다만, 그들에게 '귀한 사람'은 따로 있다. 우리는 그저 하루하루를 버티는 도구일 뿐이다.


세상이 싸구려인지, 내가 싸구려인지 알 수 없는 이 현실 속에서, 우리는 어떤 희망을 찾아야 할까?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구조적인 문제 앞에서, 우리는 함께 목소리를 내고 연대해야 한다. 정부는 노동 시장의 불평등을 해소하고, 기업은 직원들의 가치를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스스로의 가치를 믿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사람 귀한 줄 아는 세상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야 할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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