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88

상실의 아름다움

by FriendlyAnnie

매일 같은 곳을 달리면서 다른 방향을 바라보면 또 다른 것들을 관찰할 수 있다. 우리는 습관적으로 바라보던 방향만 보기 쉽지만 고개를 돌려 다른 방향 다른 각도로 사물을 바라보면 보이지 않던 의외의 아름다움과 마주하게 된다.

물이 흘러 오는 것을 보다 고개를 뒤로 돌려보면 흘러서 내게 멀어져가는 물살을 보게 된다. 삶에 있어 내게 자연스럽게 흘러 오는 것도 있지만 내가 잡고 있고싶어도 자연스레 흘러서 내게서 멀어지는 것도 있음을 겸허하게 받아들여 본다.


쭉 뻗은 길과 그 길과 함께 푸르름을 자랑하는 하늘을 바라보며 그 시원한 아름다움에 감탄하는 순간들 속에서 고개를 돌려 겨울의 추위에 매말라버린 나무들과 떠내려 가버린 흙 속에서 앙상하게 드러낸 나무들의 뿌리를 보며 그 애처로운 모습에서도 자연스런 아름다움을 느끼기도 한다.


삶의 풍요로움에 아름다움과 감사함을 느끼기도 하지만 내어주고 희생하는 삶의 상실과 빈곤 속에서도 아름다움과 더 큰 감사가 존재할 수 있음을 느껴보는 시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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