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에 내려 앉은 서리를 보며 날이 추운가 보다 생각은 하지만 영하 8도의 날씨도 이제 더이상 춥게 느껴지지 않는다. 추위에 정말 많이 익숙해졌다. 달리기를 시작하기 전엔 겨울마다 추위를 많이 탔던 기억이 있다. 등이 시리고 추워서 오들오들 떨던 기억이 있는데 이젠 지속적인 운동 덕분에 체온이 상승했는지 영하 17도의 날씨에 새벽 산행을 해도 극심한 추위를 느끼지는 않는다. 그만큼 겨울 활동량도 많이 늘고 추위에 움츠려들어 뭔가를 하는걸 망설이지도 않는다.
겨울에 추위를 느껴 뭔가를 하는 걸 망설이는 것도 일종의 두려움이 아닐까 한다. 겨울 추위에 야외활동을 하는 것도 막상 해보면 추위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지고 더 많은 활동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게 사실이다. 우리는 해보지 않은 일들, 새로운 경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살아간다. 우리 아들이 방황을 하던 초기에는 아이가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는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고, 우리 딸이 학교를 그만 두겠다고 의논해 왔을때도 학교를 다니지 않는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으로 혼란스러웠고, 처음 야간 산행을 했을 때도 앞이 보이지 않는 산길을 나아가는데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아들의 방황이 계속되면서 방황하는 시간들 속에서도 두려움은 아이가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과 희망으로 변해갔고, 학교를 다니지 않던 딸이 스스로 삶을 개척해 가면서 첫 목표에 도달하게 되면서 학교를 다니는 것 보다 더 나은 방법이 있을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기도 했다. 그리고 야간 산행을 경험해 보면서 어둠 속에서도 우리의 눈이 길을 구분하는 능력이 있음도 알게 되었다.
경험해 보지 못한 것에 대한 두려움은 경험을 통해서 모두 극복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긴 지금은 새로운 것, 내가 알지 못하는 길에 발걸음을 내딛는 것이 그리 두려운 일들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가보지 않은 길에 발걸음을 내딛어야 할 때 두려운 마음을 조금 뒤로 하고 발걸음을 떼어 보자. 걸음을 내딛어 나아가는 순간 우리는 두려움을 떨쳐버리고 그 다응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능력을 발휘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