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종종 에너지가 떨어져 활력을 되찾고 싶을때면 자연을 찾는다. 주로 등산을 가는 편이다. 산을 찾을때마다 많은 사람들이 등산을 하는걸 보면서 자연을 통해서 에너지를 되찾고자 하는 건 나만이 아닐거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내가 왜 자연을 좋아할까 생각해보니 어린 시절 기억을 더듬어 올라가게 된다. 어릴 적 나는 공무원이셨던 아버지를 따라 이사를 자주 다녔다. 국민학교 2학년부터 5학년 초반까지 아버지 근무지였던 경상도 웅촌이라는 시골 마을에 살게되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 시절 난 하교 후 친구들과 어울려 산으로 들로 뛰어다니며 놀았다. 그 시절 자연에서 에너지를 얻고 행복감을 느꼈던 시간들은 지금까지도 내게 선명한 기억으로 남아있고 자연을 찾을 때 마다 그 시절 오감으로 느꼈던 자연에 대한 기억이 마치 어제의 기억처럼 선명하게 내게 다가온다.
요즘 복잡하고 바쁜 일상으로 지친 나를 회복하고싶어 미라클모닝 모임의 엄작가님께 등산을 제안하여 지난 주말 가평의 용문산을 찾았다. 경기도에서 가장 높다는 해발 1100미터가 넘는 용문산은 산세가 가히 감탄스러웠다. 사람들 발길이 많이 닿지 않아 깉도 험난하고 정상으로 다다를수록 가파른 정도가 심상치 않았다. 돌길을 헤치며 무념 무상 나자신을 내려놓는 무아지경에 이른다. 다듬어지지 않은 등산로와 아직 꽃이 만개하지 않아 감탄을 자아낼 풍경은 접하지 못했지만 정상에 다다라 안개로 뒤덮인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산의 위엄은 자연 속에서 한 줌 먼지와 같은 미약한 나의 존재에 한없이 나를 낮추어 보게 된다.
용문산에 처음 오르기 시작하니 비가 적당히 온 뒤라 물이 예상외로 많아 물 흐르는 소리가 감탄스러웠다. 게다가 사람의 발길이 많이 닿지 않아 맑고 깊이와 빛의 양에 따라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빛깔을 내는 물의 색에 감탄이 끊이지 않았다. 3시간 가까이 산에 오르는 길은 전혀 힘들지도 지루하지도 않았다. 등산로가 분명히 나있지도 않아 정상을 찾아가는 재미까지 더해져 산에 오르는 시간은 물과 산세와 보일듯 말듯 피어있는 야생화에 대한 감탄으로 물들었다.
반면 용문산을 내려오며 평지에 다다르기까지의 시간은 끝이없이 길게 느껴지고 지루함 마저 들었다. 산에 오르기 시작하며 마주했던 신비한 색색의 물들에 감탄을 금치 못하며 산에 오르는 힘겨움조차 잊었던 우리는 내려오는 길에 느낀 지루함에 이미 다 보아버린 자연의 신기함을 잊어버리는 인간의 간사함을 생각하게 되었다. 인간은 이미 누린것에 대한 감탄과 감사를 잊어버리는 간사한 존재임을.
나는 왜 자연에서 에너지를 얻는가?
아마도 우리 인간은 자연의 일부인 존재들이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문명의 발달로 인간이 만들어놓은 환경에 편리를 누리고 살아가는 우리이지만 생명을 가진 우리기에 자연으로부터 온 우리는 끊임없이 문명의 복잡함과 그로부터 느끼는 피로감과 상처를 자연에서 치유하고자 하는게 아닐까 한다.
6시간의 산행으로 몸은 피곤했지만 내게 주어진 또 다른 한 주를 충분히 살아갈 에너지를 얻어온 산행의 시간들이었던것 같다. 그리고 이렇게 인간의 지친 몸과 마음에 에너지를 주는 자연을 우리가 오래도록 영원히 잘 마주할 수 있도록 보존해 나가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덧붙여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