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응민 Dec 13. 2020

[서울 도림천] 서울, 2020년 겨울(2)

NIKON D800 : 출사 두 번째 이야기

오가는 사람이 없어도 공사는 계속 진행된다. 다리의 유지, 보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마침 공사 현장 건너편에 아주머니 한 분이 반려동물과 함께 산책을 하고 있다. 매우 튼실해 보이는 강아지로 타이트한 옷과 앙증맞은 신발을 신고 있다.


코로나 시대 : 멈춰버린 일상


올해 초부터 코로나 확산세로 도림천 농구코트를 비롯, 운동기구 사용이 제한됐다. 다리 밑 운동기구는 모두 테이프로 감쌌고 농구 골대는 프린트가 붙어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으로 폐쇄된 운동기구.
서울대학교 재학생으로 붐비던 농구코트.


보라매공원 농구코트와 함께 인기를 모았던 이 곳에 사람은 없다. 코트 위에 눈은 쌓이지 않고 전부 녹아 질퍽거린다. 이전에는 테이프로 감쌌는데 통행에 방해도 되는 까닭에 농구 골대를 막는 걸로 대처한 모양이다.


이런 풍경이 도림천을 따라 이어지니 감상적(?)이 되어 사소한 것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담쟁이덩쿨과 함께 놓인 학생의 작품을 눈여겨보는 식이다. <봄>, <벚꽃잎의 사랑>, <장마>, 그리고 <선생님> 등 평소 지나쳤을 작품인데 코로나 시대와 엮어 의미를 부여해본다.



내년 봄을 기다리는 학생들의 작품.
최근 비대면 수업으로 등교가 어려운 가운데 <선생님>이라는 작품이 눈에 띈다.


오가는 사람이 없어도 공사는 계속 진행된다. 다리의 유지, 보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마침 공사 현장 건너편에 아주머니 한 분이 반려동물과 함께 산책을 하고 있다. 매우 튼실해 보이는 강아지로 타이트한 옷과 앙증맞은 신발을 신고 있다.


우측 사진의 캐릭터 모습이 귀엽다. 제스쳐가 꼭 놀리는 것 같다.
곳곳에 공사가 이루어지는 가운데 산책의 기쁨을 한껏 만끽하는 가족.


시국이 엄중한 건 사실이다. 그러나 방역 매뉴얼을 준수하며 외출을 해야 올겨울 '코로나 블루'를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최근 20대, 30대 여성을 중심으로 자해 등 극단적인 시도가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실업 청년의 경우도 큰 문제가 되고 있다. 겨울을 맞아 '코로나 블루'라는 복병이 차츰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


참고 기사 : <코로나 속 더 늘어난 2030 여성 자살...정부 첫 대책 마련>, 여성신문, 2020.12.02


코로나 확산은 백신에 대한 기대감과 별개로 개인의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나도 이 부분에 자유롭지 않다. 그저 몸을 움직여 극복할 체력을 기르는 데 힘쓰고 있다.


돌아오는 길에 텅 빈 농구코트에서 한 아이가 어머니와 함께 뛰놀고 있었다. 마치 피겨스케이트장에 온 것처럼 즐거운 시간을 가지는 모습을 보니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생활체육시설은 이용할 수 없는 지금, 한 아이가 어머니와 함께 피겨스케이트장에 온 것처럼 뛰놀고 있다.


귀가해 사진을 정리하고 나니 오후 3시, 글을 마치기 전 커튼을 열고 창밖을 본다.

구름이 물러나고 햇살이 쏟아져 회색빛 일요일의 채도가 한층 높아진다.


핸드폰으로 촬영한 사진.


내년 5월에 다시 도림천에 갔을 때는 마스크 없이 미소를 담을 수 있기를.


그리고 2020년 연말, 앞으로 인연이 닿을 모든 분의 몸과 마음이 건강하기를 바란다.


<끝>


이전 02화 [서울 도림천] 서울, 2020년 겨울(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