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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응민 Dec 13. 2020

[서울 도림천] 서울, 2020년 겨울(1)

NIKON D800 : 출사 두 번째 이야기

지난 5월 NIKON D800을 장만하고 도림천에서 산책과 같은 출사를 진행했다. 그 당시 코로나 확산세가 주춤해 신림역 방면에는 사람이 붐볐다. 그래도 방역에 만전을 기해 공단의 치수과에서 농구코트와 운동기구 사용을 제한했다. 마침 KF94 마스크 외 비말차단용 덴탈마스크 사용자가 많아 한결 외출이 편했다. 봄날, 도림천을 따라 걸으며 카메라를 든 지 반년이 지났다.


지난글 : [서울 도림천] 5월 출사는 산책처럼


최근 코로나19 신규확진자가 급증해 사회적 거리두기는 2.5단계로 상승했다. 더욱이 오늘 13일, 최초로 네 자릿수인 1000명대를 넘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에 대한 내부 검토가 진행 중이다. 앞으로 2개월만 지나면 코로나가 우리의 일상에 침투한 지 1년을 맞는다.


올겨울,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중심의 확산세를 잡는 데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이에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과 함께 건강 관리를 위해 한동안 외출을 삼갔다. 그리고 오늘, 본격적인 한파를 앞두고 눈이 쌓이기 시작해 카메라를 다시 한번 꺼냈다. 작년 가을부터 업무에 투입돼 DSLR 카메라를 다루기 시작했으나 겨울에 출사를 진행한 건 처음이다.


12월, 눈 속의 도림천 : 코로나 시대의 건강한 출사


다른 계절보다 겨울이 놀라운 점은 익숙한 풍경을 하루만에 뒤집는다는 것. 본격적으로 눈이 내린 지 하루만에 겨울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매서운 추위나 앙상한 나뭇가지만으로 완성되지 않는 풍경이다. 한파를 앞두고 다소 시원(?)하다고 생각해 힘차게 도림천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도림천 초입에 주차된 따릉이. 안장에 눈이 가득 쌓였다.
하루만에 찾아온 겨울의 도림천 풍경.

곳곳에 눈이 쌓여 있어 한층 겨울이 와닿았다. 정오 즈음 기온이 올라 녹은 눈이 질척였다. 뼈대만 남은 갈대가 한 움큼 눈을 집어 삼킨 채 숨죽이고 있다. 코로나 확산 탓에 평소보다 사람도 적었다. 반려동물과 산책 나온 사람이 대다수였다. 특히 이맘때는 기온과 상관없이 러닝을 뛰는 사람들이 있는데 눈에 띄지 않았다.


사람이 붐비지 않아 마음 편했지만 적막이 반갑지 않았다. 마침 코로나 확산 추이를 보고 나온 까닭에 태풍전야 같은 느낌이었다. 그동안 출사는 언감생심, 외출도 자제하다 오랜만에 나왔는데 사람이 없다니. 그래도 물은 세차게 흘러 시원스럽게 느껴졌다. "흐르는 물은 얼지 않는다"는 문장이 떠올랐다.



흐르는 물만 두고 보면 봄, 가을과 다를 바 없어 보인다. 물론 수위는 다소 줄었다.
뻗어나온 나뭇가지에 녹은 눈이 살얼음이 되어 매달려 있다.


도림천의 셀럽 : 오리와 학


비록 인적이 드물어도 여기, 도림천에는 셀럽이 사시사철 거주한다. 바로 오리와 학이다. 봄에는 오리 가족이 눈길을 끈다. 학은 도도한 자세로 멍때리는 시간이 많고 가끔 먹이 사냥에 힘쓰는 모습을 보인다.


우선 오리 두어 마리가 눈에 띄었다. 유유자적 물길을 타고 움직이다 수위가 낮아지는 구간에서 날개를 펼쳤다. 동물 구경을 좋아해 겨울 오리의 모습을 사진에 잔뜩 담았다.



겨울, 도림천에서 먹이를 찾아 나란히 움직이는 오리들.
발원지로부터 헤엄쳐 수위가 낮은 곳에 다다르자 날개를 펼치고 있다.


주저없이 날아오르는 오리! 셔터스피드를 조정하기 전에 갑자기 날아올랐다. 주로 1/200로 맞춰 놓는다.


하루종일 오리만 보고 있어도 질리지 않는다. 오리뿐 아니라 동물은 거진 다 좋아한다. 이러니 강아지, 고양이 등 반려동물이 생기면 안 그래도 협소한 인간관계가 더욱 축소될 거란 생각이 든다. 쓸데없는 걱정이다.



나른한 오후를 보내는 도림천 아이콘 '학'


도림천의 아이콘, 학도 보였지만 오랜 시간 미동도 하지 않고 뚫어져라 수면을 응시하고 있어 한 컷만 찍고 자리를 떴다. 지난번 관악산 입구 인근에 위치한 강남순환로 초입에서 학이 날아가는 걸 보고, 다시 도림천에 들르면 학을 사진에 담으리라 마음먹었는데 멀뚱히 서 있으니 아쉬웠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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