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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정 Nov 07. 2023

나의 꿈은 평범하게 사는 것

알고 보니 평범하지 않았던 것

누나의 꿈은 무엇이었냐는 동생의 말에 곰곰이 생각해 보니, 어릴 때부터 계속 내 꿈은 평범하게 사는 것이었다. 큰돈을 벌고 싶지도 않았고, 유명인이 되고 싶지도 않았다. 그냥 그럭저럭 괜찮은 직장을 다니고, 따뜻한 사람을 만나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아 그냥저냥 평범한 가정을 꾸리고 사는 것, 퇴근하고 가족과 맛있는 저녁을 먹으며 그날 하루를 마무리하는 것 그런 평범한 삶이 '꿈'이었다.


너무 치열한 삶이 싫기도 했고, '평범한 가정'에 대한 동경도 있었으리라.(우리 가족은 평범하지 않았던 듯하다)


의식적으로 그것을 목표로 살지는 않았지만, 무의식 속에 나의 꿈은 나를  지배했고,  그것들을 이루기 위해 나름 열심히  살아왔던 것 같다.


그리고 30대 중반이 된 지금에 와서 보니, 내가 생각했던 그 '평범한 것'들이 생각보다 '쉽게 주어지는 것들'은 아니었다.


그럭저럭 괜찮은 대학을 위해 쏟아야 하는 공부며, (졸업한 학교를 위해 결국 나는 재수를 했다.) 그럭저럭 괜찮은 직장을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았던가(나는 3년의 취준생과 3년의 공시생활 끝에 첫 직장을 얻었다.-그리고 이렇게 힘들게 들어온 직장이 조롱거리가 되는 요즘 참 씁쓸하다)  그리고 따듯한 남자를 만나 가정을 꾸렸지만, 이 가정을 유지하기 위해 맞벌이 부부로 사는 것은 꽤나 고단하고, 이렇게 고단한 삶 속에서도 우리 가족 마음 놓고 편히 쉴 '우리 집'조차 없다.


내가 생각했던 '평범'이 사실은 '평범'이 아니었던 것인지, 아니면 나는 우리나라의 알맞은 평범을 꿈꿨으나, 그 알맞은 우리나라의 '평범'이 상향평준화 되어있는 것인지, 내가 '평범'을 이루기에는 능력이 많이 부족한 사람이라 이렇게 고단한 것인지 아니면 그냥 이 평범한 것들을 이루는데 모두의 삶이 너무 힘들게 변한 것은 아닌지 정확히 모르겠다.


어쨌든 아직도 나의 꿈은 '평범한 삶'을 사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이 꿈이 변하지 않는 한 계속 열심히 살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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