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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펜슬 스커트 Jun 15. 2021

자기 안에 답이 있다.

공감할 때 '들어주기'와 함께 해야 하는 이 것

공감하는 예쁜 말하기로 브런치에 글을 써보세요.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친구로부터 들은 말이다.

그녀의 말에 대한 나의 어떤 반응이 그녀에게 공감으로 와닿았던가보다.


말이란 참 유용하면서도 잔인한 도구이다.

말을 한다는 것은 생존이면서 동시에 사치이기도 하고 죽음에 이르는 길이기도 하다.

번개같이 전기적 자극이 뇌로 전달되어 사람의 입을 통해서 공기 중 파장으로 만들어지는 소리로 이루어진 말은 짧은 찰나에 일어나지만 여운은 길다.

그 의미를 가진 소리 뭉치는 어떤 이에게는 심장을 찌르는 칼 끝이 되고, 어떤 이에게는 온몸을 보듬어주는 따뜻한 포옹이 된다.


상처를 주면 언젠가는 그 상처를 돌려받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말을 잘해야 한다.


나는 결코 상대방의 마음을 100% 알 수 없다.


가족이 겪고 있는 고통의 깊이를 내가 알 수 있을까?

아무리 가까운 사람일지라도 내가 그 사람이 되어서 실제 그 감정을 고스란히 느껴보지 않고서는 우리는 알 수가 없다.

모든 대화는 그러니까 '간접경험'의 교류라는 것이다.

즉 나도 비슷한 일을 겪어봐서 어떤 마음일지 미루어 짐작할 수는 있지만 실제 그 사람이 되어보지는 못하기 때문에 그가 겪는 그 감정의 깊이와 경중에 대해서는 결코 알 수가 없다.


따라서 내가 비슷한 일을 겪었다고 해서 섣불리 나의 상황으로 그를 치환하여 해답을 제시하거나 충고를 하려 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상처를 받고 좌절감에 위축되어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랑하는 사람을 보면 도와주고 싶다.

마음이 안쓰럽고 답답하고 어떻게든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지 우리는 고민하게 된다.

그런데 정말 당신이 그에게 실제로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가?

그의 상황을 바꿔줄 수 있는 재력이나 영향력이 있는가?

만약 그렇다면 말로서 위로하지 말고 그냥 해주면 된다.


그러나 보통의 인간들은 남들의 상처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능력은 갖추지 못했다.

그래서 우리는 대화라는 수단으로 서로의 문제를 토로하고 함께 얘기를 나누는 것으로 갈등 상황을 이겨내고 해결해보려고 한다.


그 사람 안에 답이 있다


나는 주로 어떤 얘기를 듣게 되더라도 잠자코 듣고 있는 편이다.

내가 가장 경계하는 것이 '설익은 충고'이다.

나는 내가 그런 충고를 할 만큼 상대방을 깊이 이해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어떤 사람에 대해서 제일 많이 고민하고 걱정하고 생각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바로 그 사람이다.


생각보다 사람들은 타인에게 무관심하다.

고민에 대해서도 그렇다.

쉽게 고민상담을 하는 사람들은 정말 그 사람의 고민에 대해서 얼마나 오랫동안 깊이 있게 생각했을까..?


나에 대해서 가장 많이 생각하는 사람은 '나'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답은 내 안에 있다.


친구가 고민을 이야기할 때 두 가지를 하면 훌륭한 친구이다.

첫 번째 들어주기와 두 번째 친구의 말 똑같이 반복해주기.

자기의 고민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을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는 그 사람 안에 답이 다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냥 그의 말을 내가 반복해줌으로써 그는 확신을 가지고 행동할 동력을 얻게 된다.

그것이면 충분하다.


모든 사람은 위기를 돌파할 자기만의 방법을 모두 알고 있다.

우리는 그를 믿고 존중해주면 된다.


'이런저런 상황이 있었는데, 좀 지켜볼까 해..'

라고 말을 한다면 이 사람은 '지켜보기'를 선택한 것이다.

당신이 같은 상황이라면 지켜보기가 아니라 다른 행동을 선택할 거라고 생각이 들더라도, 그때는 '응, 지켜보는 게 좋겠다'라고 대답해주면 된다.


'이런저런 상황이 있었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

라고 말을 한다면 그 답을 고민하지 말고 '그러게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하고 되물어준다.


한 인간은 우주를 품고 있다.

우주를 온전히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그 우주를 품은 그 사람밖에 없다.

그 우주 안에 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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