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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미쌤 Oct 30. 2024

나롱이에게 보내는 첫 번째 편지.

나롱아, 안녕?

나롱아, 안녕?


누나야. 누나 이름을 잘 기억해서 벌써 편지도 써주고, 너무 기특한 걸?


역시 우리 똑똑이 안나롱. 최고다.


나롱이가 보내준 사진 잘 봤어~ 무지개다리가 그렇게 멋진 곳인 줄은 몰랐는걸?


가서 누나가 이야기해 준 친구들도 만났다니,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


같이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잘 뛰어놀고 있다니 정말 다행이야. 그 친구들 가족분들에게도 메시지 남겼어~


장군이 보호자님은 벌써 답장도 주셨다구^^


나롱이에게 고맙다고 하셨어~ 아픔도 없고 슬픔도 없는 곳에서 항상 행복하라고 하셨어. 장군이에게도 이 말 꼭 전해줘!

그리고, 장군이 엄마가 슬프지 않게 꿈에 와 달라고도 전해주구..^^


나롱이도 이제는 누나 꿈에도 좀 나와주구!!


신나게 노느라 잊어버린 거라고 좋게 좋게 생각하는 중이야~ 누나 기다리다가 못 가는 건 아닌지 걱정도 됐었는데, 나롱이가 보내준 편지를 읽으니 조금은 안심이야.


음.. 작년 이맘때, 나롱이와 처음으로 바다에 놀러 갔었는데.. 기억나?


첫 바다라 긴장도 됐는데, 형아랑 누나랑 함께 모래도 밟아보고, 파도도 구경하고, 노을도 구경하고, 회도 떠와서 밤까지 신나게 먹고 놀았던 거..^^


아 참! 다른 사람들이 불꽃 놀이 하는 것도 봤잖아~ 우리 나롱이 놀라지도 않고 씩씩했는데..


그때, 우리 나롱이가 처음으로 바다에 간 날이기도 했지만, 형아 생일이기도 했는데.. 우리 같이 생일 축하 했던 거 기억하지?


오늘이 벌써 1년이 지나고, 형아 생일이 되었어.


오늘은 수학시험 직보가 있어서, 형아랑 누나랑 평소보다 일찍 출근을 해야 했는데, 조촐하지만 미역국이랑 소불고기 맛있게 해서 생일상을 차려줬어^^


생일 음식을 만들면서 몸을 움직이니, 조금은 힘든 마음이 가라앉았었는데, 음식이 완성되면 될수록 나롱이가 너무 그립더라.


지금쯤 냄새 맡고 옆에 와서 "나는? 나는?" 하는 얼굴로 쳐다봤어야 하는데..

욕실 문 앞 매트에 누워서 누나를 지켜보고 있어야 하는데..


다 만들어진 음식을 상으로 가져갈 때, 나롱이가 먼저 한 걸음에 총총총 뛰어가서 상 앞에 앉았어야 하는데..


우리 나롱이도 미역국 좋아하는데.. 그치?


그래도 형아 생일이니, 힘든 내색하지 않고 슬픈 마음을 꾹꾹 눌러 담은 채, 함께 식사를 했어.


그리고, 출근 준비를 하고 '나롱이 인형'에게 인사를 했는데.. 그만 눈물이 터져버렸지 뭐야..


"나롱이가 너무 보고 싶어~~"하면서 엉엉 울어버렸어..


나롱이에게 이제 울지 않겠다고 약속했는데, 기쁜 일이 있는 만큼 나롱이 생각이 더 나고.. "며칠만 더 누나 옆에 있었으면 같이 생일축하를 했을 텐데.." 하는 생각에 그만 눈물이 나와버렸어.


갑자기 울음을 터뜨리는 누나를 형아는 말없이 안아줬어..


누나가 시시때때로 울음을 터뜨려도 형아는 "또 울어?"라는 말 한마디 없이 묵묵히 안아주고, 같이 울어주고, 누나를 다독여주고 있어.


형아도 요즘 많이 힘든데도, 누나를 먼저 생각해 주는 마음에 고마우면서도 미안한 마음이야..


나롱이가 형아 꿈에 나와서 "형아 힘내!"하고 웃어줄 수 있어?


너무 큰 부탁이지만, 나롱이가 꼭 들어줬으면 좋겠어. 그럼 누나 꿈에는 나중에 나와도 미워하지 않을게..^^


나롱아..

나롱아..

누나 보물 안나롱..

우리 똑똑이 안나롱..

내 최고의 선물 안나롱..

내 동생 안나롱..


이제 아프지 않고, 행복한 거 맞지?


다음에는 친구들이랑 찍은 사진도 보내준다는 약속 꼭 지켜줘!


누나가 기다리고 있을게.


사랑해. 내 보물.


작년 나롱이와 바닷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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