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모스의 문명은 점차 빛을 잃어 갔고, 동시에 수많은 개체가 사라져 갔다. 하지만 살아남은 일부 맘모스들은 선대의 지혜를 잊지 않기 위해, 자신들이 아는 모든 것을 기록으로 남기려고 노력했다. 1)
맘모스는 공룡과는 달리, 마치 한자와 같은 표의 문자를 사용해 자신들이 아는 것들을 적어나갔다. 그들의 흔적은 몽골의 사슴들, 그리고 남쪽의 코끼리들에게 전해졌고, 이후 그 동물들은 다시 그들이 배운 이야기들을 암각화의 형태로 이곳저곳에 남겼다. 오늘날 우리가 인류가 세상에 정착하기 이전 고대동물들의 역사를 기억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이 기록들 덕분이다. 2)
한편, 얼마 남지 않았던 맘모스가 완전히 자취를 감춘 뒤에도 인간들은 매머드가 여전히 시베리아의 지하 깊숙한 곳에 숨어 있다고 믿었다. 그리고 오늘날, 매머드의 DNA를 복원해 얼어붙은 그 거대한 생명을 되살리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맘모스를 다시 불러내려는 인간들의 열망이 단순한 향수에서 비롯된 것인지, 아니면 그들을 되살려 마지막으로 미안하다고 말을 해주려는 스스로의 마음속 한편에 있는 무의식에서 비롯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1) 맘모스가 빙하기가 끝난 뒤에 곧바로 자취를 감춘 것은 아니었다. 시베리아 북쪽, 차가운 바다에 둘러싸인 랑겔섬(Wrangle Island)에서는 지금으로부터 불과 약 4,000년 전까지도 그들의 후손이 살아남아 있었다.
2) 표의 문자는 중국의 한자처럼 글자 자체가 곧 뜻을 나타내는 문자다. (예: 木은 ‘나무’, 山은 ‘산’, 水는 ‘물’을 의미한다.) 이는 맘모스가 표음 문자를 쓴 공룡과는 정반대의 문자 체계를 사용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