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맘껏 읽는 삶
나는 일하는 것을 참 좋아한다.
여러 가지 일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기보다는 각각의 일들에서 즐거움을 더 많이 느꼈었다.
N잡러로 살아가던 시간이 좋았지만 몇 가지 안타까웠던 것은 시간을 쪼개어 가족들과의 시간을 만들었어야 했다는 것과 책을 읽을 시간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암진단 이후 그 두 가지가 해결되었다.
내가 암환자로서 누릴 수 있는 행복은 시간이 확보되었다는 것이다.
가족들과 맛있는 밥을 함께 먹고, 떠들고, 웃는 시간이 다시 찾아와서 감사하다.
더 좋은 것은 책을 마음껏 읽을 수 있는 시간이 드디어 생긴 것!
강의를 위한 전공 서적들을 읽느라 저 어딘가에 박아두었던 소설, 시집, 읽고 싶었던 책들을 신나게 읽고 있다.
나는 일하는 것보다 책을 읽는 것을 더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걸 새로이 느끼고 있다.
지난주에는 항암 후 체력과 면역 보강과 요양을 위해 입원할 병원을 알아보고 왔다.
주시는 밥을 세끼 먹으며 이런저런 치료를 받고 남는 시간에는 책을 읽을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된다.
물론 항암하고 일주일은 정신없이 앓는다니 그 시간에 책을 읽는다는 건 꿈일 수도 있지만.
병원에 계신 분들이 다 따뜻하고 친절하셔서 참 좋았다.
왠지 잘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항암 하기 전까지 남는 시간에 읽을 책들을 잘 준비해두려 한다.
나에게 암진단이란 책 읽는 시간의 확보!라고 생각하며 힘을 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