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날 찾아온 순간들의 반짝이는 조각들
우리는 언제나 누군가의 전화 한 통화로 모임을 갖는다. 모두 바쁜 일상을 살다 보니 약속을 잡고 일정을 맞추는 일이 또 하나의 일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항상 누군가 "오늘 뭐 해?"라고 물으며 시작한다. 시간이 되는 친구는 참석하고, 그렇지 않으면 불참한다. 누구도 불참을 탓하지 않고, 만나면 즐겁고 못 만나면 아쉬운 그런 친구들이다
그날도 그랬다. 화창한 주말 아침 누군가의 오늘 반월저수지에서 민물매운탕에 소주 한잔 하자는 소리에 친구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반월저수지 매운탕집으로 모였다. 항상 만나면 즐겁고 수다스러운 친구들
남자친구들이지만 여자 같고 여자친구들이지만 남자 같은 그냥 우리는 고향친구다.
나는 조금 일찍 도착하여 반월저수지 한 바퀴를 산책하기로 했다. 여름날씨에 덥고 찌뿌둥하지만 하늘은 가을날씨처럼 구름이 높고 아름다웠다. 청명한 하늘 아래의 저수지는 잔잔하다 못해 고요했고 더운 날씨에도 저수지 둘레길을 한바뀌 돌아 식당에 도착했다.
식당에 도착하니 요즘에는 보기 힘든 간이천막에 반월저수지의 뷰를 바라볼 수 있도록 되어 있는 곳이다.
비가 오면 운치 있게 빗소리를 들으며 매운탕을 먹을 수 있는 그런 곳이었다. 고장 나기 일보직전인 선풍기는 삐그덕거리며 돌아갔고 그 속에서 시원한 바람이 우리의 더위를 날려주었다.
민물매운탕을 시키고 매운탕에 수제비를 시켰다. 이 동네에서 맛집이라고 소문난 맛집이라고 했다. 하지만 나는 매운탕을 선호하지 않아 아주머니께서 매운탕국물에 넣어주시는 수제비로 이 집만의 매운탕맛을 맞보았다 국물맛이 시원하고 맛있는 걸 보니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맛있게 먹는 친구들의 모습과 소주 한잔의 여유로 우리의 반짝이는 일상 주말도 시작되었다.
누군가 한강유람선을 타봤냐 못 타봤냐를 논하는 자리에 "유람선은 내가 쏜다" 한 친구의 한마디
우리는 너나 할 것 없이 "그래 가자" 야! 타~ 내차로 출발했다. 도깨비처럼 여기서 번쩍 저기서 번쩍 거리는 우리들만의 추억 만들기.
서울에 도착하자마자 여의도공원으로 향했다. 푸른 잔디밭 위에 앉아 맥주 한 잔을 나누며, 여의도의 화려한 스카이라인을 배경으로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로 한강공원은 분주했다. 우리도 그 무리에 끼어
서울에서의 버킷리스트라던 한 친구의 말처럼 한강라면에 맥주를 한잔씩 하며 버스킹 공연을 관람했다
어둑어둑 석양이 지기 시작했다. 우리는 유람선을 타기 위해 선착장으로 이동했다. 유람선에서 바라본 한강의 야경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빛나는 도시의 불빛이 물결 위로 반짝였고, 시원한 강바람이 우리를 감싸며 서울의 밤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었다. 유람선은 반포 무지개 분수에 도착했고, 형형색색의 물줄기가 음악에 맞춰 춤추는 모습은 우리 모두에게 큰 감동을 안겨주었다.
세빛둥둥섬 근처에서 여유롭게 카누를 즐기는 사람들과 파도를 가르며 달리는 제트스키족들을 보며, 뜨거운 주말 오후를 만끽하는 그들의 모습도 멋져 보였다. 우리는 석양과 갈매기 떼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세계에서 가장 긴 반포무지개분수의 설명을 들으며 유람선 관광의 마지막 코스를 지나갔다. 친구들과의 새로운 경험이었다.
오후 8시가 넘어 출출해진 우리는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수원으로 내려가야 하는 친구들을 위해 영등포로 향했다. 활기찬 젊음의 도시 영등포의 부일갈비에 도착하니, 늦은 시간이었음에도 웨이팅이 걸려 있었다. 우리는 잠시 영등포를 한 바퀴 돌아보고 식당에 들어갔다. 늦은 저녁으로 갈비를 주문했다. 고소한 갈비 냄새와 친구들의 웃음소리가 어우러져 갈비가 더욱 맛있게 느껴졌다. 시골 인심처럼 푸짐한 갈비와 서비스로 나온 차돌박이 된장찌개까지 더해져 우리의 추억은 저물어갔다.
헤어짐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음 만남을 기약하며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영등포역으로 향했다.
우리의 고향 친구들과의 하루는 소소하지만 특별했다. 일상 속에서 벗어나 새로운 추억을 쌓으며, 우리는 서로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언제나 그렇듯,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이야말로 가장 큰 행복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