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성일까, 보호일까

타로는 믹스입니다만

by 김패티

충성, 의리, 용맹, 영험---. 개와 함께 자주 사용되는 말들이다.
인간과 가까이 살아서인지 개와 관련된 설화도 많다.
'삼국유사'에는 백제 멸망에 앞서 사비성의 개들이 왕궁을 향해 슬프게 울었다는 기록이 있다.

저승 설화에서는 죽은 이가 환생해서 저승에서 이승으로 오는 길을 안내하는 동물도 하얀 강아지로 그리고 있다. 이런 설화 때문에 개는 영험한 동물이라고 말하는지도 모르겠다.

트로이 목마로 더 잘 아는 율리시즈에게는 아르고스라는 개가 있었다.

율리시즈가 오랜 장정에서 죽음의 고비를 넘기고 고향 이타카로 돌아왔을 때

변장을 한 율리시즈를 알아본 것은 오직 아르고스뿐이었다.

돌보지 않은 집에 홀로 남아 주인을 기다린 아르고스는 율리시즈를 알아보고 꼬리를 흔들었으나 일어서질 못했다. 힘이 없어서였다.


주인을 위해 목숨을 바친 개의 이야기는 감동의 주요 소재다.

의리와 용맹 덩어리들로 그려진 개 영화 ㅡ벤지, 래시, 하찌 이야기, 마음이, 에잇 빌로우---.
동화의 세계로 나를 이끈 책 '플란다스의 개', 나이를 먹고도 그저 개 이야기가 좋아 읽은 동화들

'나의 올드 댄 나의 리틀 앤(윌슨 롤스)', '조금만 조금만 더(존 레이놀즈)'.

장편 소설 '야성의 부름'(잭 런던)에 나오는 개 '버크' , '내가 사랑했던 개'(장 그르니에)의 율리시즈.

한결같이 개의 충성과 조건 없이 인간과 개가 주고받은 사랑이야기다.


지금도 먼저 간 주인을 잊지 못해 따라 죽은 개나, 수백㎞를 걸어 헤어진 주인을 찾아온 감동 이야기가 드물지 않을 정도다. 지금은 개와 관련한 더 많은 이야기들이 인터넷으로 전해진다.


타로도 충성과 의리로 똘똘 뭉친 강아지다. 내가 가는 곳마다 졸졸 따라다니며 그 앞에 보초 서는 병사처럼 지키고 앉아 있다. 그중 대표적인 장소가 화장실 앞이다. 어디선가 들었다며 아이들이 전해주는 이야기에 의하면 화장실 볼일을 볼 때가 가장 취약하다고 판단하여 주인을 지켜준다는 거다. 타로가 산책을 하는 목적 중 하나는 볼 일 보기다. 똥을 눌 때는 거의 대부분 내 눈을 응시하는데, 이번엔 반대로 자신을 지켜달라는 뜻이라나! 타로의 의리와 충성심을 시험해본다며 장난 삼아 아이들이 나를 괴롭히는 시늉을 하면 득달같이 달려와 으르렁거린다. 그만하면 충성심이나 의리는 증명해 보인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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