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뭐 드세요?

타로는 믹스입니다만

by 김패티


"귀 밝은 개, 벼 자라는 소리 듣는다."는 속담이 있다.
벼가 얼마나 잘 자라면 자라는 소리까지 들을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한편 개 입장에서는 귀가 얼마나 밝으면 벼 자라는 소리까지 듣는다는 건지, 놀랍기도 하다.

타로도 예외는 아니어서 귀가 몹시 밝다.

아파트 마당으로 들어오는 차 소리까지 구별해서 듣는다.

예전엔 타로 몰래 무엇을 먹는다는 게 불가능한 듯했다. 조심스럽게 들고 왔는데 언제 왔는지 턱 앞에 와 앉고는 했다. 결코 주지 않겠다 마음먹지만 침을 흘리며 앉아 있는 녀석을 외면하는 건 불가능하다. 이것 때문에 식구들 지청구를 듣기도 한다. 타로를 버릇없게 만들고, 사람 음식이 강아지에게 안 좋다는 게 이유다. 그래도 식탁 밑으로 몰래몰래 주기도 한다.

그러나 요즘 타로는 예전만큼 잘 듣지 못한다. 어떤 날은 집에 돌아와서 여기저기를 돌아다녀도 온 줄을 모른다. 이를 두고 의견이 갈리기도 한다. 늙은 개들은 '왔수, 갔수" 한다는데 타로도 그런 거라는 주장과 귀가 어두워졌다는 주장으로.

먹을 것을 본 타로의 표정은 천진하기 짝이 없다. 환하게 웃는 것을 우리가 좋아한다는 걸 아는 타로는 자기가 할 수 있는 가장 이쁜 모습의 웃는 얼굴로 다가온다. '엄마, 뭐 드세요?'요런 표정으로.

노란 플라스틱 그릇은 어쩌다 타로 간식 그릇이 되었는지,

녀석은 노란 그릇을 물고 와서 나눠먹자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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