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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즐거운 꿀벌 May 18. 2024

내 삶의 진실된 결론 : 몸무게

체중계는 거짓말을 안한다

출처 pinterest

2024.1.12.


여기는 뭘 사면 바로 고장이 난다. 

한국에서는 체중계를 사서 고장이 난 경험이 없다.

몇 년 전, 여기서 체중계를 사서 한 달도 안되어 고장이 나서 그 뒤로는 몸무게를 재 지 않고 지냈다.


참고로 내 몸무게는 평생 50~52키로 범주를 벗어나지 않았기에 어느정도 안일하게 생각한 게 있었던 것 같다. 엄마가 매일 아침 저녁으로 몸무게를 재고 기록을 하면서 살을 빼야하는데 안빠진다고 넋두리를 자주 하셨다. 그럴 때마다, "엄마, 걱정하지 말고 먹고 싶은 거 다 먹고 운동하면서 빼면 되~"라고 진심어린 위로를 해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인가 내 뱃살이 넓게 서서히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고 내 몸이 팽창이 되어가는 것을 느꼈다. 무심코 엄마가 체중을 재길래 나도 따라서 체중계에 올랐다. 54키로가 좀 넘었다. 충격에 휩싸여 몇 번을 다시 올라가서 재보고 뒤집어 흔들어서 다시 재보았다. 설마 이 체중계가 고장이 난게 아닌지 의심스러웠다. 아니 고장이 나길 진심으로 바랬다. 그러나 몇번이고 오를 때마다 숫자는 한치의 오차도 없이 동일한 숫자가 나타났다.


아... 어쩌다 내가 이 지경이 되었을까... 충격과 자괴감으로 망연자실했다. 

체중계는 진실하다. 내가 그동안 무엇을 얼마나 먹고 어떻게 생활을 했는지 그는 모든 것을 알고 있다. 그동안 어떻게 먹고 생활했는지 나를 반성하게 되었다.


그리고 결심을 했다. 살을 빼기로!

너무 과도한 목표는 쉽게 좌절할 수 있어서 1달에 0.5키로로 목표를 잡았다.

애게~ 겨우 0.5키로?? 라고 생각되었지만 1년이면 세상에나 6키로나 된다. 

지금 내 몸에서 6키로 지방이 빠져나가나고 생각하니 기적과 같다.

그래! 한 번 해보자!   


결심을 하고 먹는 것에 신경을 쓰며 조금씩 줄여가고 방에 들어올 때마다 스쿼트도 하고 요리조리 몸을 움직이면서 짧은 운동도 여러번 했다. 나로써는 큰 발전이고 도전이다. 그리고 기대감으로 아침과 저녁마다 올림픽 메달 단상에 오르는 선수마냥 숨을 고르며 자랑스러운 마음으로 체중계에 올랐다. 

55키로가 넘었다...


나는 다시 체중계를 흔들고 뒤집고 센서가 고장났는지 체크를 여러번 하고 다시 측정을 했다. 왜 이럴때는 고장이 안나는지? 배신감이 들었다.


그리고 마음을 가다듬고 차분히 생각을 해보았다.

지금 내 살들은 하루 아침에 축적된 것이 아니라 오랜기간을 인내로 서서히 꾸준히 반복적으로 키워낸 것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살을 빼는 것도 인내로 서서히 꾸준히 반복적인 노력으로 빠질 것이다. 오랜기간 동안 꾸준히 찌운 살을 갑자기 뺀다는 것은 도둑놈 심보 아닌가!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인내심을 가져보기로 했다.

그동안 내가 꾸준히 성실히 살을 찌운 삶의 태도를 본받아 매일의 체중계 숫자에 이희일비하지 않고 꾸준하고 성실히 임해야 겠다.


한 일주일을 노력을 하고 있는데 56키로가 넘어갔다. 체중계 앞에 설 때마다 그동안 내 삶의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는 겸손하고 진실된 마음가짐으로 섰다. 몸무게는 거짓말을 안한다. 급한 마음을 다잡고 서서히 꾸준히 노력해 보기로 했다.

한 달에 0.5키로는 가뿐히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1년에 6키로는 굉장히 높아보인다. 

이게 꾸준히 쌓은 시간의 저력이 아닐까 싶다.


체중계의 진실 앞에 나는 숙연해졌고 진실되고 성실하게 살을 빼기로 했다.

그래서 오늘도 아침, 저녁으로 체중을 재며 관리중이다.

1년 후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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