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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하루 Dec 20. 2023

자유, 그 편안한 단맛!

해방되기



나는 참새다. 지지배배.


오늘 하루 무슨 일을 겪었는지, 그때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잘도 재잘거리는 자유분방한 어른이다.

그래서 웃음도 많고 눈물도 많고 겁도 참 많다.


나는 활동적인 취미를 즐기며 자주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직장 생활도 잘한다.

서로의 성공을 질투 없이 진심으로 축하할 수 있는 세 명의 친구와 진하게 마음을 나눈 사람들과 대체로 행복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그리고 사랑이라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소중한 가족이 있다.


불과 몇 년 전에는 족쇄에 묶인 듯 답답하고 숨 막히는 인생이었는데, 이토록 편안한 자유로움을 느끼며 살 수 있다니!


일희일비하기로 결심하고 실천한 자신이 참 대견하다.


물론, 나도 매 순간 자유롭지는 않다.


정당하게 노력한 결과로 얻은 승진과 연봉 인상에도 타인의 눈치를 보며 충분히 기뻐하지 못했고.

거리에서 낯선 남자가 내 얼굴에 카메라를 들이대거나 내 신체 부위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희롱해도 분노하지 못할 때가 있다.


혼자 하는 사랑은 슬프고, 다가오는 사랑은 두려워서 이건 사랑이 아니라며 감정을 억누르기도 하고.

사람들과 신나게 웃고 떠들다가도 나의 체면 때문에 얌전한 척, 단아한 척 감정을 죽이기도 한다.


때로는 게으름에 취해 진짜 감정을 들여다보지 않거나 두려움이 앞서 아픈 감정을 외면한 채 넷플릭스로 도망치기도 한다.


그런데도 내가 다시 감정을 마주하는 이유는 감정 해방에서 오는 자유와 편안함을 경험해 봤기 때문이 아닐까.



감정의 족쇄에서 벗어났을 때 삶은 잔잔한 호수 같다.


특히 평생의 고민이었던 인간관계에서 많이 자유로워졌는데, 자신의 감정을 잘 알게 되니 상대의 감정도 이해되고 포용하게 된 것이 그 이유인 것 같다.

성향 차이로 약간의 논쟁이 일어나는 경우가 있어도 “왜 네 말대로 해야 해?”라는 말이 나오지 않는다.

오히려 “말해줘서 고마워요. 우리 같이 맞춰가요.”라는 말이 나온다.

그래서 누군가와 싸움닭처럼 부딪힐 일이 없다.


감정에 푹 빠져 느끼다 보면 상처가 치유되는 속도가 빨라진다.


나는 상처 받은 기억과 감정을 떠올리고 그때 내가 미처 하지 못했던 말과 행동을 한다.

갑작스럽게 들어오는 공격과 내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사회악 앞에서는 자신의 무기력을 뼈저리게 체감할 때가 많기 때문에.

방 안에 혼자 앉아 따박따박 따지고, 눈이 아리도록 펑펑 울면서 악을 쓴다.

슬픔과 분노의 이유를 적어 보면서 하나의 이유에 한 번의 포옹을 해준다.

그렇게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다 보면, 새로운 상처가 생겨도 예상보다 더 빨리 아무는 경험을 하게 된다.


누군가 씌운 족쇄와 자신의 감옥에서 벗어나, 한 뼘 더 나은 사람이 된다.


처음에는 미성숙한 어른에 의해 답답함을 느꼈지만, 거기에 익숙해지면서 어느 순간 내가 나를 가두게 되었다.

나는 내 상처에 눈이 가려 소중한 이의 상처를 보지 못했고, 세상에서 가장 힘든 사람은 나라고 착각하며 누군가의 아픔을 무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감정을 오롯이 알고, 느끼고, 표현하고, 돌보는 과정을 거치며 단단히 채워져 있던 족쇄를 끊고, 음습하고 좁은 감옥에서 탈출했다.

그리고 타인의 감정에 진심으로 공감하고 이해의 폭도 넓어지며 타인의 감정을 흔쾌히 받아줄 수 있는 너른 가슴이 생겼다.



이제, 당신의 차례이다.


지금 원인 모를 답답함에 괴롭다면, 끊임없이 삶에서 탈출하고 싶다면 ‘감정 해방의 여정’을 떠나보길 바란다.


그 여정에서 길을 헤매고 돌부리에 걸려 넘어질지도 모르지만.

어쩌면 족쇄에 묶여 있던 때로 되돌아가고 싶을 정도로 버거울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말고 나가라고 말하고 싶다.


단 한 번만 자유의 열매를 따 먹어 본다면, 다시 감정에 구속되더라도 그 단맛을 찾아 달려 나가게 될 테니 말이다.


나는 여정의 끝에서 당신을 응원하며 기도하겠다.


당신이 매 순간 일희일비하기를!

벅차오르는 해방감을 맛보기를!

그 누구에게도 구애받지 않는 자유를 만끽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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