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친할머니 정원에서 티타임

독일 시어머니의 간식

by 뮌헨의 마리


시어머니를 방문했다. 3월의 마지막 날이었다. 시간은 일요일 오후 티타임으로 정했다. 정원에서 티타임을 하기에 더없이 눈부신 봄날이었다.



시어머니를 방문했다. 3월의 마지막 날이었다. 3월 이후 거의 한 달 만의 방문이었다. 시간은 일요일 오후 티타임으로 정했다. 시어머니의 남편 분인 양아버지의 거동이 옛날 같지 않아서 집에서 점심 초대는 안 하신 지 오래. 언제나처럼 시누이 바바라와 우리 부부와 아이 네 명이 한 차로 시어머니 집에 도착한 것은 일요일 오후 3시였다. 뮌헨에서 차로 30분이면 도착하는 슈탄베르크 Stanberg. 정원에서 티타임을 하기에 더없이 눈부신 봄날이었다.


시어머니의 애플 쿠헨은 솔직히 말하면 지난번이 더 맛있었다. 이번엔 반죽이 두꺼웠고 사과가 덜 촉촉했다. 남편도 나와 같은 의견이었다. 무슨 상관인가. 반찬이 적어도 집밥이 맛있듯 시어머니의 수제 쿠헨은 평소 케이크를 즐기지 않는 나와 남편도 한 조각을 먹게 만든다. 케이크와 카푸치노를 먹고 마시자 배가 불렀다. 정남향의 야외 테이블에는 오후의 햇살이 뜨거웠다. 할머니와 고모와 아이가 차례로 반팔과 반바지와 맨발이 되었다.



시어머니와 남편과 바바라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양아버지로부터 간밤에 시어머니가 언젠가 이 집에 혼자 남게 될 일에 대해 걱정하시더란 이야기를 들었다. 양아버지께 말씀드렸다. 우리와 바바라가 있지 않냐고. 그때는 뮌헨으로 오셔서 우리 옆에 사시면 된다고. 언니 옆으로 가서 행복하게 지내시는 우리 엄마처럼 말이다. 그리고 양아버지의 기운을 북돋아드렸다. 두 분이 10년은 더 이 집에 사실 만큼 건강하시니 염려 마시라고. 솔직한 심정이었다.


내 말에 양아버지가 큰소리로 웃으셨다. 백 살이 넘게 사는 건 어림도 없다고. 양아버지 연세 만 91세. 비록 손사래는 치셨지만 기분이 나쁘실 리야 있겠나. 아무렴. 어머니를 위해서라도 오래오래 사셔야 한다. 아무리 자식이 잘한 들 배우자만큼 만만할 수는 없을 테니까. 시어머니는 올봄에 한쪽 고관절 수술을 하실 예정이다. 문제는 회복기까지 얼마나 걸릴지 모른다는 것. 차로 장을 보러 다니시는데 회복될 때까지 운전은 금물이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해도 오십 중반을 넘긴 바바라가 오십에 운전을 시작한 건 신의 한 수였다. 이런 날이 이렇게 빨리 올 줄 몰랐다. 어머니가 병원에 계시는 동안 양아버지는 요양 시설에 잠시 머무셔야 할지도 모른다. 그동안 집을 오가며 공과금 납부 같은 자잘한 일은 바바라가 인수인계받는 중. 어머니댁은 시내에서 떨어진 호숫가 근처라 차 없이는 불편하다. 만일의 경우를 대비 내가 운전을 할 줄 아는 것도 다행.


무언가를 새로 시작하기에 오십은 괜찮은 나이다. 젊을 때 주변의 눈치 때문에 못해 본 일이나 배워보고 싶었거나 도전하고 싶었던 일 같은 것 말이다. 지금 아니면 언제? 절대로! 더 이상 남의 눈 같은 건 신경 쓰지 않을 배짱도 생긴다. 물론 청춘은 아니다. 그러나 10년, 20년 후를 생각해 보라. 없던 용기도 생긴다. 해보면 안다. 첫발이 어려울 뿐. 새어머니도 오십에 골프를 시작하셨다. 나는? 글쓰기를 포함 여러 가지인데 추후에 공개하겠다. 어머니 집 근처 숲을 한 시간 산책한 후, 가지 요리로 간단한 요기를 마치고 뮌헨으로 출발한 시각은 저녁 7시 반. 서머타임이 시작된 날이라서 그 시간에 노을이 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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