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12달, 다시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4번째 글입니다. 작가 신청이 완료되었는지 모르고 발행이라는 버튼이 있어 눌러봤더니 제일 먼저 올라갔네요)
어떻게 하면 좀 더 마음이 편안해질 수 있을까, 언제쯤 내 상처를 온전히 받아줘서 나 스스로 나를 위로해줄 수 있을까, 스스로 묻고 또 물었다.
내 아픔을 모른 척하는 건 나에게 너무 모진 거라 생각했고 깊게 진지하게 스스로를 돌봐줘야만 했다. 그래서 조금 더 이기적으로 나만 생각하기로 마음먹었다.
다 "좋아, 그래"라고 말을 하니, 내가 가끔은 힘들어하는 것을 느꼈다. (스스로에게 의문인 대목은 좋긴 좋은데 가끔 힘든 건 왜일까) 그래서 결정을 해야 할 때 내 마음에게 한번 물어보고 조금이라도 머뭇거린다면 싫은 건 싫다고 말하는 연습을 했다.
그러면서도 상대방에게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 '나는 왜 이러지' 바보같이 내가 거절을 하면 상대에게 미안한 감정이 왜 이렇게 많이 드는 걸까.. 고민했지만 답은 아직도 찾지 못했다.
때로는 노래 들으며 무작정 걸었다. 그렇게 혼자만의 사색에 빠져 줄 곧 걷던 와이키키 해변, 참 수 없이 많이 이곳에 왔지만 유독 3월의 와이키키는 새로워 보였고 또 코로나 직후 아직 여행업이 활성화되지 않는 시기라 관광객도 덜 했다.
한국어 한번 들려오지 않는 이곳에서 잇자니 정말 내가 외국에 와있구나, 그리고 또 하와이라는 전 세계에서 유명한 관광지 그리고도 와이키키 비치에서 이렇게 치유를 하고 있구나 싶었다.
어느 날은 와이키키에서 선셋 서핑을 했다. 파도 여러 개를 잡아 타다 잠시 선셋에 눈이 멀었다. 너무 아름다웠다. 와이키키 선셋 서핑은 황홀경을 그대로 선물한다. 태평양 한가운데 떠 있는 나 자신이 줌 아웃되며 이 넓고 넓은 바다에 내 몸 하나가 담겨있다는 사실에 짜릿할 때가 있다. 실시간으로 변하는 하늘의 색깔에 눈을 뗄 수 없었다. 그렇게 잠시 넉을 놓고 하늘과 면대면을 마주했다. 그리곤 물었다.
'나 어떻게 하면 괜찮아지는 거죠?'
'나, 어떻게 해야 할까요?'
뭘 해나가야 할지 무언가를 매일 하고 있었지만 방향도 어디로 가고 있는지도 모른 채 하고 있으니 웃지만 웃는 게 아니었고 하지만 하는 게 아니었다. 조금 더 나에게 집중을 해야 하는 시간들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그때는 한국에 돌아가기까지 88일이 남은 날이었다.
운동하는 것에 집착하며 행동했다. 하루에 한 번씩 꼭 운동을 나가는 것을 필사적으로 100일 동안 지켜나갔다. 남에게 희생하는 시간을 철저하게 분리했고 정말 나를 위한 시간들로 채우려고 부단히 노력했다. 감정 소비, 시간 소비도 허락하지 않았다. 내가 가장 중요했고 내가 찾아야 하고 나아가야 할 것들이 많아서였다.
집중해가면서 책도 읽었다.
필요에 의해 책 속의 문장들을 수집했다. 그리고 나의 무의식에 문장들을 새겼다.
다양한 질문도 던졌다 나와하는 깊은 대화. 내가 좋아하는 포트투르시 해변에 사롱을 깔고 누워 책을 읽고 나에게 질문을 던지며 햇빛에 상처를 치유하며 시간들을 보냈다.
이상하게 시간이 흐를수록 계속 조급해져 갔다. 오락가락하기도 했고 그때는 다시 내가 온전해져야 한다는 생각만 가지고 있었다. 어떻게든 다시 본래의 나, 원래의 나로 원상복구 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던 것 같다. 때론 가슴이 찢어져버릴 듯한 눈물도 흘렸다. 가슴이 너무나 메어지는 눈물. 참으려 해도 참을 수 없고 머릿속이 지배당하며 가슴이 먹먹해지는 아픔과 슬픔, 충분히 아파하고 충분히 힘들어야 한다고도 생각했다.
때론 그렇게 울고 때론 웃으며 때론 내 몸을 바람에 맡기고 그렇게 세상에 맞서 시간들을 보내며 온통 나 자신에게 온전히 집중을 했고 또 그 안에서 답을 찾으려 부단히 노력했다.
나는 지금 왜 속상한가
나는 지금 왜 이런 느낌이 드는 건가
나는 언제 좋은가
나는 언제 행복한가
나는 뭘 할 때 즐거운가
내가 잘하는 건 무엇인가
내가 좋아하는 건 무엇인가
내가 하고 싶은 건 무엇인가
뿌연 안갯속 어디로 가야 할지를 몰랐기에 할 수 있는 모든 건 다해보며 시간들을 보냈다. 또다시 한번 인생의 변곡점을 맞이하여 나를 위한 시간들, 챌린지, 다양한 경험들을 하며 지금의 시간들이 나에게 영양분이 되어 다시 앞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했다.
가진 것도 아무것도 없지만 아주 자그마한 나의 노력들이 모여 내가 어떻게 성장할 수 있을지 미지수에서 할 수 있는 게 오직 작은 노력뿐이라, 어떻게든 했다.
운동만큼이나 콘텐츠를 열심히 만들었다. 남동생은 촬영과 편집, 여동생과 나는 콘텐츠 기획, 스크립트, 액터로 미국 친구들에게 필요한 한국어, 한국문화를 알리는 유튜브를 올렸다. (https://www.youtube.com/@alohakorean_official) 나름 열심히 동생들과 했었는데 알로하코리안을 좋게 봐준 클라이언트로부터 여동생에게 연락이 왔다.
"세분이서 활동하는 거 잘 보았습니다. 혹시, 하와이를 홍보하는 유튜브 영상을 만들어 줄 수 있나요?"
오예스.
이때만 해도 구독자는 100명도 넘지 않았고 (지금도 163명) 조회수는 1개 영상당 10회 혹은 30회 미만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가 우리의 노력을 알아주고 인정해주고 내가 좋아하는 하와이를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다니 슈퍼 아썸이었다.
그렇게 나는 두 번째, 하면 된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희망을 찾는 일을 겪었다.
우리에게 유튜브 영상을 제안한 곳은 하와이 관광청이었고 그렇게 우리는 유튜브 영상 계약을 맺고 영상 콘텐츠 기획 & 제작 & 납품을 하였다.
하와이 관광청에서 연락을 준 것은 나에게 단순한 의미는 아니었다. 나에게 또 다른 희망과 삶의 기회를 준 것이었고 정말 일생일대의 소중한 일이었다. 우리를 컨텍해준 담당자에게 나는 평생 절대로 잊지 못할 큰 감사함을 안고 있다. 그때의 그 컨텍도 만약 없었더라면 지금의 나는 또 없을 것이다.
(하와이관광청 '알로하 TV' https://youtube.com/playlist?list=PLAl0QeN9wFRpl3oTKwvRdp8HFLBr1zy9f)
뭐든, 내가 할 수 있는걸 다 해보면서 다시 또 넘어지고 다시 또 일어서며 몸으로 일어나는 법을 터득해 갔다.
성시경 님이 얘기하던 스팅 같은 하와이, 하와이는 여전히 그대로 나를 품어주고 받아주고 이해해주는 곳이었다. 자연에 기댈 수 있게 해 주었고 나에게 삶의 희망을 놓지 않게 해 주었고 새로운 삶의 기회도 주었다. 가족들의 사랑을 느끼게 해 주었고 하와이 친구들은 나를 다시 일으켜 세워주었다.
감사한 일들이 너무 많았다. 도와주는 지인들도 너무 많았다.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힘내라며 용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그때의 내 인스타 피드들을 보고 DM을 보내며 응원한다고 잘될 거라고 메시지를 전하는 이들도 많았다. 그 한 마디 한 마디들이 모이고 쌓이고 '그래.. 나 다시 일어날 수 있어. 이렇게 나를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들이 말이 맞을 거야' 믿었다.
그때, 내 몸과 마음에 새기고 또 새긴 문장이고 감사함을 담은 나의 일기로 오늘의 글을 마무리한다.
I have to have confidence in my ability, and then be tough enough to follow through. 나는 내 능력에 대해 자신감을 가져야 하고, 끝까지 해낼 수 있을 만큼 강인해야 한다.
Thankful for three things. 매일마다 새롭게 사고하고 깊게 고민하고 넓은 시야를 가지게 되는 3가지 사실에 감사하기
1. The fact that my family and friends who are so precious to me support me and cheer up me. 나에게 너무나 소중한 가족들과 지인들이 내 곁에서 날 지지해주고 응원해준 다는 것
2. Just being here feeling the nature and weather of Hawaii, which cannot be more perfect than this, is such a precious and valuable time. 이보다 완벽할 수 없는 천국과도 같은 하와이의 자연과 날씨를 느끼며 이곳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소중하고 값진 시간이라는 것
3. To focus on what I like and to live my day consciously, praise myself and spend each day for me. 내가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집중하고 의식적으로 하루를 살아감에 스스로를 칭찬하고 나를 위하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는 것
1년 12달, 다시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4
2022년, 다시 인생을 살아가봐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리고 꼬박 1년이 흘러 2023년이 되었습니다. 지금의 저는 저의 인생에 소명을 찾고 저에게 주어진 소명을 다하기 위해 새로운 삶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절망에서 단 한줄기 빛도 보이지 않았던 그때, 그 순간에서 하나씩 천천히 실타래를 풀어가며 견뎌왔던 기록들을 브런치에 남기려 합니다.
그 절망 속에서 온갖 세상을 뒤지며 살기 위해 발버둥 쳤던 그 시간들 속 어디서 주워들은 한 문장, 한 단어들을 새기며 견뎠습니다. 저의 기록이 누군가에게는 반드시 힘이 되고 위로가 되는 길이기를 간절히 바라며, 용기 내어 세상밖으로 내보낼 준비를 합니다.
@lia.outsi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