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들

by 이옥임

서군의 바둑이가 낳은 강아지들 가운데 1마리는 지인의 집으로 보내진지 오래이고 3마리가 남았다. 작았을 때에는 아기 보듯 너무나 예쁘고 귀여웠는데 어느 정도 크다보니 좋다며 3마리가 한꺼번에 달려드는 바람에 곤혹을 치루고 있다.

날카로운 이빨에 의해서 바지와 니트티의 올이 나가고 삼둥이들이 거실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듯 잔디밭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어 놓는다. 입에 닿기만 하면 물어 뜯어놓고 또 그것들을 가지고 노느라 쓰레기장이 되어버린 잔디밭은 그만두고라도 길을 막는 바람에 밟히기도 하고 걸려서 넘어질 뻔한 적이 많아 필요한 집에 분양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삼둥이들이 걸렸다.


우리가 내려와서 처음으로 키웠던 '슈'를 우리 지우가 지금도 그리워하고 있다는 사실을 제 엄마에게 들어 알고 있었다. 필리핀에 들어가기 전 우리집에 내려와 며칠 함께 지내는 동안 '슈'와 함께 눈놀이도 하고 슈를 앞세워서 보광재도 올라갔던 추억이 있기 때문에 쉽게 잊지 못하는 모양이다.


필리핀에서 들어온 삼둥이들이 한 번씩 내려올 때마다 각자 한 마리씩 품에 안고 좋아라 하며 지냈는데 내려와서 강아지들이 보이지 않는다면 얼마나 서운해 할까 생각하니 아무래도 다른 집에 보낼 자신이 없어진다. 게다가 아기 강아지 때부터 남편의 손을 타서인지 누구든 낯설어하지 않고 격하게 반기며 잘 따르는 모습들을 보고 우리집을 방문하는 지인들은 강아지들이 너무나 예쁘다며 난리다.


"여보, 큰일이네. 강아지들이 안 보이면 우리 지우가 와서 울 텐데... 지원이도 무서운 줄 모르고 내내 안고 지냈었잖아. 너무나 예뻐들 했는데..."

"그러잖아도 뒷집 아저씨가 데려가서 다른 사람들 준다더니 직접 키우겠다는데.... "

"그럼 잘 됐네. 보고 싶을 때 뒷집으로 데리고 가면 되니까..."

"그렇지"


주변의 종중 땅을 관리하며 살고 계시는 뒷집 아저씨 집에 그러잖아도 대형견들이 많이 있다. 서울 동생분이 키워달라며 수백만원을 주고 사왔다는 고가의 대형견부터 시작해서 종도 모르는 다양한 대형견들이 우리집 뒤로 군데군데 배치되어서 맡은 임무를 충실하게 다 하고 있으니 우리도 덩달아 든든하다.


뒷집에서 주셨던 바둑이 대신 이번에는 3마리의 바둑이 새끼들을 원주인에게 보내드리는 셈이니 이 새끼들도 우리집 주변을 지켜주는 충견들이 될지도 모른다. 볼 수도 없는 멀리 보내는 것보다 엎디면 코 닿는 지척에 보내는 일이니 뒷집 아저씨께 감사하다. 게다가 당신의 손주들처럼 우리 삼둥이들을 예뻐하셔서 강아지들을 보러 간다면 언제든 대환영 반겨주실 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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