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부터 금요일, 매일 아침 출근을 하고 8-9시간쯤 일하고 퇴근하는 당신의 일상. 혹시 ‘평범한 직장인의 삶’이라고 설명하기도 하는지 묻고 싶다. 필자는 종종 ‘평범한 직장인 고밀도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하지만, 과연 나의 직장생활은 평범할까? 평범한 직장인의 삶이란 무엇일까?
평범하다 = ‘뛰어나거나 색다른 점이 없이 보통이다.’
사전적 정의를 기준으로 직장인의 삶에서의 요소들을 먼저 살펴보자. 월급, 직장 동료, 평가와 성취, 일의 목적과 동기 등의 요소들 중 월급의 경우다. 국세청 자료에 의하면 2021년 직장인 평균 연봉은 ‘4024만 원’이라고 한다. 이 평균값이 가까우면 우리는 평범한 일상을 살 수 있는 것일까? 아마도 각자 처한 상황마다 상이할 것이다. 많은 가족들을 부양해야 하는 직장인이라면 턱없이 부족할 것이고, 혼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다면 부족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가족을 부양하지 않더라도 투자, 학자금, 건강 상의 이유로 대출을 보유한 경우는 어떨까? 평균값의 연봉은 전혀 평범한 숫자가 아니게 된다.
직장 생활의 여러 요소들 중 하나인 연봉(월급)만 따져보아도 평범의 기준은 애매하다. 월급 외의 다른 요소들로 확장하여 살펴보면 분산정도는 더 강해진다. 각자 직장에서 만나는 동료들은 평범한 사람들인가? 조직마다 한 명씩은 반드시 존재한다는 빌런의 모습은 비슷한가? 어떤 빌런은 콧방귀를 뀌어주고 넘어갈 수도 있지만 악랄한 빌런은 직장생활은 물론 일상생활을 좀 먹기도 한다. 빌런이 어떤 모습이어야 평범하다고 정의할 수 있는지 기준을 잡기 어렵다. 적절한 월급과 적당한 빌런이 있다 해도 매일 부딪히는 업무가 평범한 직장인이 되려는 우리의 미션을 방해할 수 있다. 예상치도 못하게 날아드는 비상식적인 업무들도 당연히 존재하고 어떤 하루는 스스로 귀신 들린 것처럼 어이없는 실수를 하는 날도 존재한다.
이쯤 되면, ‘평범한 직장인의 삶’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판타지가 아닐까 하는 의문은 확신으로 변한다. 자타가 평범한 직장인이라고 표현한다 해도 직장 생활은 결코 평범할 수 없다. 평범하다는 것은 판타지다. 그것을 알면서도 평범한 직장생활이 가능하다고 믿으며 가혹한 현실을 견뎌내는 것이리라. ‘이 정도면 평범한 직장인’이라는 정신 승리의 양념을 치기도 하면서. 어쩌면 평범한 직장생활이 판타지라는 것을 인정한 순간, 조금 숨을 쉬어 볼 여유가 생길지도 모른다. 우리는 이렇게도 어려운 일상을 살아내는 직장인인 것이다. 월요일이 시작되기 전 일요일, 평범하지 않은 고된 일상을 담아내는 에세이를 연재하려고 한다. 평범하고픈 직장인들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