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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를 사귀는 법, 충고하는 법2

수능특강 지문으로 쓰는 논술 특강 03.

by 지은이 지은이

가끔 주변에 친구가 해주는 조언을 잘 못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지 않나요? “넌 너무 걱정이 많아”라든지, “좀 더 자신감을 가져봐” 같은 말을 하면 혹은 들으면, 왠지 모르게 상대는 (혹은 나는) 방어적으로 굴게 돼요. 그러다 문득 윤선거의 이야기를 읽었어요. 그는 친구들에게 진심을 다해 바른말을 했는데, 정작 그 말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오히려 정치적 갈등만 커졌대요. 그걸 보며 저도 ‘혹시 나도 내 생각만 고집해서 조언을 거부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겠어요.

공자나 맹자는 친구 사이에 서로 덕을 북돋아주는 게 중요하다고 했고, 정주학에서는 조언할 때 말투나 태도도 신중해야 한다고 했어요. 결국 중요한 건 ‘진심’과 ‘배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도 조언을 줄 땐 상대를 배려해야 하고, 조언을 받을 땐 방어적으로 굴지 말고 진심을 알아보려 노력해야 해요.

정치나 사회 문제에서도 마찬가지예요. SNS만 봐도 서로 조언은커녕, 공격만 하고 있으니까요. 윤선거처럼 실천하면서 조언하고, 공자처럼 덕을 생각하며 듣는 태도가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것 같아요. 이제 저도 조언을 받을 때, “이건 날 위한 말일까?” 하고 한 번 더 생각해 보려고 해요.



✔ 친구가 나에게 조언을 해줄 때, 나는 기분이 어때요? 쉽게 받아들이는 편인가요, 아니면 불편한가요?
✔ 내가 친구에게 조언을 해준 적이 있나요? 그때 친구는 어떤 반응을 보였고, 나는 어떤 감정을 느꼈나요?
✔ ‘좋은 조언’이란 어떤 조언일까요? 단순히 맞는 말이 아니라, 어떻게 전하느냐도 중요하지 않을까요?
✔ 나는 나의 생각이나 신념을 누가 비판할 때, 어떻게 반응하나요? 비판을 성장의 기회로 받아들이는 편인가요?
✔ 요즘 누군가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그 말을 어떤 방식으로 전달하면 상대가 더 잘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문제1】

제시문 [가]에서 공자, 맹자, 정주학자들이 강조한 ‘책선(責善)’의 의미를 요약하고, 주자의 책선에 대한 태도가 공자 및 맹자의 견해와 어떻게 다른지 비교하여 설명하시오. (400자 내외)

【모범 답안】

공자와 맹자는 책선을 친구 사이의 중요한 덕목으로 보았다. 공자는 친구가 서로 어짊을 권하는 것이 교우의 핵심이라 했으며, 맹자는 책선이 단순한 충고가 아니라 ‘덕을 사귀는 과정’이라고 보았다. 즉, 친구란 단순한 인간관계가 아니라 도덕적 성장의 동반자이며, 서로의 덕을 발전시키는 관계여야 한다는 것이다.

정주학에서는 책선을 보다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방식을 제시하였다. 정자는 책선을 실행할 때 간결한 표현을 사용하여 상대가 거부감을 갖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주자는 책선이 의리에 기반해야 하며 상대가 듣지 않으면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책선을 ‘도덕적 관계’로 본 공자·맹자의 입장과 달리, 관계 유지보다 개인의 도덕적 품위를 중시하는 태도이다. 즉, 공자와 맹자는 책선을 통해 상호 성장하는 것을 강조한 반면, 주자는 책선을 통해 신뢰가 깨진 관계를 지속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보았다.

【문제2】

제시문 [나]에서 윤선거가 강조한 ‘책선’의 의미를 요약하고, 이를 제시문 [가]의 책선 개념과 비교하여 설명하시오. 또한 윤선거가 책선을 실천한 방식이 조선 정치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분석하시오. (500자 내외)

【모범 답안】

윤선거는 책선을 단순한 도덕적 권면이 아니라, ‘무실 사상’을 바탕으로 한 실천적 행동으로 보았다. 그는 책선을 통해 친구들이 군자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하며, 이를 위해 자신의 실심(진실한 마음)을 기반으로 실덕(인격 수양)과 실공(실제 행동)을 실천해야 한다고 보았다. 즉, 책선은 단순한 도덕적 충고가 아니라, 상대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시키려는 적극적 실천이었다.

이는 제시문 [가]에서 설명한 책선 개념과 차이를 보인다. 공자와 맹자는 책선을 덕을 사귀는 과정으로 보았고, 정자는 책선이 지나치면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 있음을 강조했다. 반면, 윤선거는 책선을 친구 개인의 도덕적 발전을 넘어 국가와 사회를 개혁하는 도구로 활용하려 했다.

윤선거의 책선 실천 방식은 조선 정치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는 당대의 실권자인 송시열과 윤휴에게 직언하며, 당쟁으로 분열된 조정이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의 책선은 거부당했고, 이후 서인 내부의 분열을 초래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는 책선이 단순한 도덕적 가르침이 아니라 정치적 균형을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보여준다.

【문제3】

제시문 [가]와 [나]를 바탕으로 ‘책선’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한 조건을 논하시오. 또한 현대 사회에서 건설적인 비판과 조언이 원활히 이루어지려면 어떤 태도가 필요한지 예를 들어 서술하시오. (600자 내외)

【모범 답안】

책선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려면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정자가 말한 것처럼 책선은 상대방이 거부감을 가지지 않도록 간결하고 배려심 있는 태도로 이루어져야 한다. 둘째, 주자의 입장처럼 책선하는 자는 먼저 자신의 도덕성을 점검해야 하며, 상대가 듣지 않으면 무리하게 강요하지 않아야 한다. 셋째, 윤선거처럼 책선이 단순한 말이 아니라 실천을 통해 뒷받침될 때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

현대 사회에서도 건설적인 비판과 조언이 원활히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수용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예를 들어, 직장 내에서 상사가 부하 직원에게 개선점을 지적할 때, 권위적인 방식보다는 열린 태도로 조언해야 한다. 또한, 정치적 영역에서도 반대 의견을 무조건 배척하기보다, 비판을 수용하고 이를 통해 정책을 보완하려는 태도가 필요하다.

SNS와 같은 디지털 공간에서는 감정적인 비판이 많아지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효과적인 비판은 상대방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논리적으로 전달되어야 한다. 따라서 공자와 맹자가 강조한 덕을 바탕으로 한 책선, 정주학자들이 말한 배려심 있는 조언, 윤선거가 보여준 실천적 책선의 태도가 현대에도 유효하다고 할 수 있다.

【문제4】

제시문 [나]에서 윤선거는 송시열과 윤휴에게 책선을 실행했으나, 두 사람 모두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러한 사례를 바탕으로, 정치적 갈등 속에서 조언과 비판이 효과적으로 작용하기 위한 조건을 설명하고, 현대 정치에서 지도자가 조언을 수용하는 태도가 중요한 이유를 논하시오. (600자 내외)

【모범 답안】

윤선거는 송시열과 윤휴에게 책선을 실행했지만, 두 사람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는 정치적 갈등 상황에서 조언과 비판이 효과적으로 작용하기 어려운 조건을 보여준다. 우선, 책선이 효과적이기 위해서는 비판을 수용할 수 있는 태도가 필요하다. 하지만 당쟁이 격화된 조선 후기 정치에서는 상대를 배척하는 논리가 강해, 조언을 듣고 타협하려는 태도가 부족했다.

정치적 갈등 속에서 조언과 비판이 효과를 가지려면, 첫째, 조언을 수용하는 태도, 둘째, 객관적이고 논리적인 접근, 셋째, 공정한 중재자의 역할이 필요하다. 윤선거는 중재자의 역할을 수행하려 했으나, 송시열과 윤휴는 자신의 정치적 입장만 고수했기 때문에 조언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현대 정치에서도 지도자가 조언을 수용하는 태도는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정책 결정 과정에서 전문가의 조언을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결정을 내리면 사회적 갈등이 심화될 수 있다. 반면,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고 이를 조정하는 리더십을 발휘하면 국민 통합과 합리적 정책 운영이 가능해진다. 따라서 윤선거의 책선 사례는 현대 정치에서도 지도자가 조언을 수용하는 태도의 중요성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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