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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리나 Oct 13. 2024

이름표를 붙이세요.

다양한 내 모습 속 나를 돌아보기

"이름표를 붙이세요"

아이들의 새 학기가 되면

이름 스티커를 붙이느라 분주해진다.

소지품마다 이름을 붙이는 것처럼,

나 역시 어릴 적부터 

나를 정의하던 수많은 이름표를 붙이고 있었다.


집에서, 학교에서, 사회에서

나는 늘 어떤 이름표를 달고 있었다.

"첫째 딸", "알아서 잘하는 아이"

"책임감 있는 사람"이라는 

이 이름표들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 

설명해 주는 것처럼 보였고

또 동시에 

내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 강요했다.


어릴 때에는 

첫째 딸이라는 이름표가 자랑스러웠다.

알아서 책임감 있게 해내는 나는

부모님의 자랑이었고,

선생님에게는 믿을 만한 아이였으니까.

스스로도 책임감을 중요시하고,

그 역하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이름의 무게는 점점 더 무거워졌다.

부모님의 기대와 사회적 역할,

그리고 나 자신이 만들어낸 압박은

나를 짓눌렀다.

어떤 선택을 할 때마다

나의 목소리보다는

타인의 기대를 먼저 생각하게 되었다.


그 결과,

내 안의 목소리는 점점 작아졌고,

내게 붙은 이름표들은 

자랑이 아닌 부담이 되었다.

오히려 나를 억누르고,

지치게 만드는 짐이 되어버렸다.


이름은 나를 감추는 것이 아니라,

나를 제대로 보여주는 것으로

의미가 있다.

내 이름은 나를 드러내고,

나의 존재를 응원해야 한다.


혹시 당신도 

당신을 짓누르는 이름표를 달고 있진 않은가?

한 번 제대로 바라볼 시간이다.

그 이름은 정말 나를 대변하고,

나를 응원해 주는 다정한 이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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