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 속에서 찾은 나의 흔적
버리지 못하는 명함이 있다.
직장을 떠나 새로운 일을 시작하면서도
내 이름과 직함이 찍힌 그 작은 종이를
쉽게 버릴 수 없었다.
그 명함은
어쩌면 중간에 포기한
내 실패의 흔적일지도 모른다.
이제는 남들에게 내밀 수 없는 명함을
버리지 못한 채,
책장 어딘가에 숨겨두었다.
처음 명함 받던 날,
얼마나 설레었는지 모른다.
그 작은 종이가
나조차 확신 할 수 없는
나의 쓸모를
증명해 주는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 손으로 일을 그만두기로 결정했을 때,
나는 실패자라고 생각했었다.
새로운 명함을 손에 쥐면서도
"또 실패하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이 앞섰다.
누군가 말하길,
실패는 내 세계를 넓히는 것이라고 했다.
그 말이 정확히 누구의 말인지 모르지만
나에게 큰 위로가 된 것은 분명하다.
실패라고 여겼던 그 경험들은
돌이켜보면 나를 성장시키고 있었다.
한낱 종이조각 일지라도,
버리지 못한 그 명함은
내 경험의 흔적이었기에
내가 품고 있는 것일지 모른다.
지금 나는 당당하게 건넬 명함이 없다.
그럴 때면 자꾸 위축되지만
나는 다시 일어서고
또 도전하고 있다.
언젠가 정말 나다운 명함을 만들기 위해서.
차마 버리지 못한 명함이 있다면,
그것을 실패의 흔적으로만 여길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시간과 노력을 떠올려보자.
실패가 두려울 때마다,
그리고 새로운 도전을 할 때마다
애쓰던 내가
지금의 나에게 용기를 건네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