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하지 못한 삶을 산다는 것

평범한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할.

by alerce


평범하다는 것은 뭘까. 가끔 평범이라는 말이 없는 세상이면 어떨까 생각한다. 내가 좌지우지할 수 없었던 것들이 나를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고 정의한 때부터였을까. 나에게는 특히 가족이 그랬다. 나는 엄마가 16살 때 병으로 돌아가셨는데, 나는 당시 겨우 중학생 3학년이었다.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것인데도 결혼을 앞두고는 큰 흠이 되었다. 누군가는 나처럼 태어나보니 건강이나 부모님의 재산, 직업처럼 선택할 수 없는 부분이 이미 평범하지 않았을 수 있다. 내 의지로 어찌할 수 없었던 상황들이, 이상하게도 끈질기게 나의 일부로서 평생을 따라온다.


사실, 많은 사람을 만나보며 깨달은 것은 평범한 사람은 세상에 별로 없다는 것이다. 세상에는 가정의 형태만 놓고 봐도 참으로 다양하다. 편부모 가정과 이혼 가정, 가정 불화가 있는 가정 등... 건강으로 쳐도 태어날 때부터 연약하게 태어나거나, 가족력이 있거나,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많이 보았다. 물론 티 없이 완벽하게 평범하게 자란 사람들도 있겠지만, 왜 다양한 사람들이 혼재하는 이 세상에서 어떤 특정한 형태만 기준으로써 정해진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든다.


나처럼 어쩔 수 없이 평범함과 거리가 먼 경우도 있겠지만, 평범한 삶과 아닌 삶을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지금의 삶이 행복하지 않더라도 내 평범한 일상을 벗어나는 것을 선택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두려운 일이다. 그래서인지 평범이라는 기준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사람들을 많이 봤다. 남편과 이혼하고 싶을 정도로 안 맞는데도 아이들의 인생에 흠이 될까 봐 참고 산다던지, 대기업 직장 생활과 안 맞는데도 직장을 나가면 평범한 삶이 무너질까 봐 병이 생길 때까지 참고 일한다던지.. 그렇게나 세상의 편견은 생각보다 무서운 것이다. 사람들이 왜 평범을 고집하며 자신을 희생하는지 잘 알고 있다. 나도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버텨서라도 평범함을 고집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이미 평범함이랑은 거리가 멀어졌기에 평범하지 않은 사람들을 응원할 것이다. 세상 기준에서 평범하지 않아도 꽤나 괜찮은 삶을 사는 사람이 많다. 그리고 반대로 평범한 배경이 뒷받침해주지만 괜찮지 않은 삶을 사는 사람도 많다. 평범한 삶을 사는 사람들은 평범이라는 기준이 사람의 행복에 관여하는 게 얼마나 잔인한지 모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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