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심이란 것

이기심은 나를 위해 필요하다.

by alerce



회사에 처음 들어갔을 때 제일 힘들었던 것은 사람들의 이기심이었다. 내가 배치된 팀에는 이기적인 사람들이 많았다. 잡스러운 일을 파트장이 시키려고 하면 모두가 눈에 쌍심지를 켜고 남에게 어떻게든 미루려고 하기 일수였다.


잡스러운 일이란 고생은 고생대로 하지만 성과는 눈에 띄지 않는 일. 남들이 다 싫어하는 사람과 팀작업을 해야 하는 일. 일정이 너무 촉박한 프로젝트. 주말에 출근해야 되는 일. 등이었다.


하지만 회사라면. 팀이라면. 공동체라면. 저런 업무도 누군가는 해야 한다. 갓 신입사원이었던 나는 순진한 희생양이었다. 타고난 천성이 싫은 소리를 잘 못했다.

어렸을 때는 내가 배려심이 많은 게 장점인 줄 알았는데. 회사에 오니 가장 큰 단점이 되었다.


후배가 들어온 후에도 공동체의 희생양이 되는 것은 계속되었다. 그럼에도 참았다.

내가 안 하면 후배가 해야 되니까 내가 해야지.라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결국 나의 인내심은 참다 참다 폭발을 해버렸다. 왜 나한테만?이라는 억울함이 제일 나를 힘들게 했다. 퇴사까지 마음먹고 파트장에게 처음으로 면담을 신청했다.


“저도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 하고 싶지 않아요.”


이 한마디를 하는 게 왜 그렇게 어려웠는지.

그는 나를 평가하는 사람이었기에 찍혀서 회사생활이 힘들어질까 봐 무섭기도 했다.

용기를 내어 몇 년의 고생을 꾹꾹 담아 전했던 내 말에 파트장은 말했다.


“ㅇㅇ씨는 괜찮을 줄 알았지. ㅇㅇ씨가 안 하면 다른 사람이 해야 되는데 그래도 괜찮아?”


나는 그 말을 듣고 너무 벙쩠다.

아니 그럼 그런 일을 계속하는 나는 괜찮은지 한번 물어봐 주실래요?

내 배려심은 어느새 나를 어떻게 해도 괜찮은 사람으로 만들어 버렸던 것이다.


언제부터 이기심이 이 시대의 최고 덕목이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이기심을 부려야 내가 나를 지킨다.

이쯤 되면 타고난 이기주의자들이 부러울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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