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관이 나쁘지만은 않다.
나는 비관적인 편이다.
따라서 나는 늘 어떤 일을 벌일 때 최악의 최악인 상황까지 자연스럽게 떠올려본다. 정신 건강에는 안 좋은 듯하다. 쓸데없는 걱정이 많아지니까.
비관적이면 좋은 점도 있다. 내가 지금 뭔가 안 하면 최악의 상황까지 올 수 있다는 생각이 현실에 충실하게 한다. 그래서 보통 사람들보다 열심히 미래를 위해서 노력한다. 물론 요즘 같은 저성장 시대에 노력하면 다 된다.라는 무책임한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 지금 이 정도 노력이라도 해야 최악의 상황까진 안 가지 않을까. 정도의 생각이다. 비관론자는 이미 노력을 하고도 운이 안 좋아 최악의 상황에 빠지는 것까지 고려하고 있다.
물론 “어차피 나는 흙수저고 노력해도 안될 거야.” 이렇게 생각하고 삶을 포기하는 사람들도 나 같은 비관론자일 것이다. 어차피 노력해도 안되는 거 맞다. 하지만 그렇게 모두 포기하고 사는 것은 부잣집이 아닌 이상 부모님께 너무 민폐다. 그래서 나는 안되는 거 알아도 노력하는 시늉이라도 한다. 취업이 안되면 알바라도하고 알바를 못하면 폐지라도 주울 것이다. 노숙자는 안되야지.
나는 저런 무책임한 비관론자들도 싫지만 지나치게 낙관적인 사람들도 무섭다. 어떤 일을 결정할 때 “다 잘되겠지!” 하고 시작하는 사람들. 다 잘될 거라고 생각하면 그만큼 대비도 안 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생각보다 세상에 다 잘되는 경우는 희박하다. 어른들 말처럼 노력한다고 다 잘 풀리지도 않는다.
나는 부자도 아니고 철저히 준비하지 않으면 노숙자로 전락할 수도 있어. 그렇게 안되도록 나는 이렇게까지 할 거야. 그럼에도 운이 없다면, 예를 들어 세계적 위기가 온다면 난 역시 노숙자 신세가 되겠지. 어쩌면 운이 따라준다면 밥벌이 정도는 할 정도는 될 수도 있고.
이렇게 생각하는 게 나쁜 걸까?
난 지나치게 낙관적인 것보다는 비관론자인 편이 좋다. 현실적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