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이라는 것

겸손한 자세는 무쓸모 하다.

by alerce




겸손이라는 미덕은 우리나라에서는 누구나 높이 사는 가치였다. 누가 봐도 멋진 사람이 자신을 낮추면 더 멋져 보이니까. 나도 늘 그렇게 살려고 노력했지만 자랑할만한 일이 생기면 입단속하는 것이 쉽지가 않았다. 쉽지 않기 때문에 실천하는 사람이 더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빈수레가 요란하다”

이 말이 들어맞을 때가 많았으므로. 자기 자랑이 너무 심하면 일단 의심부터 했다.



그런데 요즘은 꽉 찬 수레도 요란한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소위 자기 PR이 중요한 외국에서 자란 사람들이 많이들 그랬고, 그런 경우가 아니더라도 본래 성향이 그런 사람들도 있었다.


오랫동안 사람을 관찰할 경우 빈 수레인지 찬 수레인지는 판단하기가 아주 쉽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헷갈린다. 잠깐 스치는 사람을 평가하는 경우다. 그 찰나에 겸손을 떠는 것보다는 자기를 홍보하는 것이 더 기억에 남는 듯했다. 나조차도 누군가를 추천해야 할 일이 생기면 뭐라도 말했던 사람을 추천해주게 되는 것 같았다. 누군가 소셜미디어에 뭘 하고 있다고 올리면 안 올린 사람보다는 기억에 남았다.


정말 이제는 자기 PR시대가 도래했나 보다. 무수히 많은 비슷한 수레 중에서 좋은 수레를 빨리빨리 골라내야 할 때가 있다. 이럴 때는 소리라도 내고 있는 수레를 한 번이라도 더 쳐다보게 되는 것이다.



옛날에는 무턱대고 자랑하는 사람이 싫었는데.

요즘은 능력이 있으면서 자랑하는 사람은 그냥 인정하기로 했다.

인정은 한다지만 나는 역시 자신의 업적에 요란한 사람보다는 겸손한 사람 쪽이 아무래도 좋다.

내가 살면서 잘한 게 있다면 내 입이 아니라 남의 입에서 먼저 잘했다는 말이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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