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증의 소셜미디어...
요즘 소셜미디어를 안 하는 사람은 참으로 찾기 어려워졌다. 나도 활발히 소셜 네트워킹을 즐기다가 일 년 전쯤부터 소셜 미디어와 멀어졌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블로그 등.. 모두 안 한다. 그래서인지 여러 지인의 소식도 늘 한발 늦게 접하곤 한다. 경험의 아카이브로서 사람들과 소통을 도와주는 창구. 참 좋은 의도로 만들어진 문명의 도구인데 나는 왜 이렇게 이것들을 다루는 것이 어색한지 모르겠다.
왜 안 하느냐고 묻는다면? 잘은 모르겠지만 이런저런 이유들이 떠오른다. 첫째, 내 사생활을 두고 사람들이 왈가왈부하는 것이 싫었다. 둘째, 화려한 소셜미디어 속 스타들의 생활을 엿보다가 나와 대조해볼 때면 왠지 조금 비참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들 또한 꾸며낸 이미지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위선적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셋째, 어느새 나 또한 늘 남들이 보기에 좋은 것들을 올렸었다. 여행, 맛집, 행복한 일상들.. 그러다 보니 결국은 남들에게 자랑식으로 올리게 되는 것 같았다. 내 삶이 언제나 밝게 빛나는 것은 아니었는데도 내 인스타그램만 보면 참 밝은 것들로 가득하다. 어딘가 솔직하지 못한 기분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내 주변인 중에서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에서 유명하다 싶은 사람들은 늘 과도하게 ‘좋아요’나 ‘팔로우’ 수에 집착하곤 했다. 물론 나도 그런 시절이 있었고.. 너무 그런 것에 의식하다 보면 감정 소모가 심해진다. 그래서일까? ‘소셜미디어는 인생의 낭비’라고 말한 사람도 있다더라. 아마 위와 같은 이유들 때문에 그런 말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럼 정말 ‘소셜미디어’ 자체가 잘못된 발명품인 것일까?
그렇다고 말하기엔 최근 들어 본질적인 문제가 나에게 있지 않나..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냥 나의 정신력이 수많은 정보와 이미지 사이에서 버티질 못하는 것이 아닐까. 분명 누군가는 소셜 미디어를 잘 활용하며 살아간다. 물론 앞서 말한 부작용들이 있지만, 위선적인 이미지 메이킹을 떠나서 진심으로 남들과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고 소통하는 것을 즐거워하는 사람들이 꽤나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아무 대가 없이 자신들의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사회적 경제적 로스가 줄어드는 것은 정말 좋은 점이라고 생각한다. 소수만 독점하던 정보와 경험을 소셜 네트워킹을 통해서 쉽게 접하게 되었달까? 예를 들어 여행을 갈 때, 누군가가 기록한 경험들을 접함으로써 처음 가게 된 장소일지라도 남들이 잘 모르는 맛집을 갈 수 있고, 좋은 교통편을 누리고, 특색 있는 관광지를 갈 수 있는 것이다.
나에겐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한 애증의 소셜 미디어.. 그래도 한 가지 다행스러운 점은 요즘은 다양한 형태의 소셜미디어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말고도 직장인들만 쓰는 ‘블라인드’, 글이 주 소통 수단으로써 드립이 난무하는 ‘트위터’, 개인 영상을 통해 소통하는 '유튭', 좀 더 진지한 느낌의(?) 작가들의 공간 ‘브런치’까지. 나는 요즘 다른 소셜 미디어는 사용하지 않지만 글을 통해 솔직하게 내 생각을 드러낼 수 있는 브런치를 애용하고 있다. 생각해보니 어느새 ‘소셜미디어는 인생의 낭비일까, 아닐까?’라는 나의 흑백 논리를 넘어선 제3의 대안들이 나타났다. 이젠 다양한 취향을 고려한 소셜미디어 중에서 나에게 맞는 서비스를 골라서 이용하면 그만이다. 사생활을 오픈하기 싫다면 익명의 서비스를 이용하면 되는 것이다. 그렇게까지 꼭 소셜미디어를 써야 하냐고 묻는다면? 어찌 되었든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 질려버린 나조차 브런치라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서 오늘도 내 생각과 경험을 남들에게 공유하고 있다. 소통. 이것은 인간에게 내재된 본능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