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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청예 May 14. 2021

라면이 먹고 싶어

후루룩쨥쨥 후루룩쨥쨥 맛좋은 라면



먹고 싶어



출처 조세금융신문


라면이 먹고 싶다. 땡초 쫑쫑 썰어담고 파도 송송 썰어담자. 계란을 넣되 흰자는 풀어헤치지말고 노른자만 반 정도 익히자. 라면 국물 풍미가 온 면발에 스며드는 순간 3분 남짓! 더 익혀버리면 푹 삶아진 면이 돼버리니 조심하자. 중간중간 면을 젓가락으로 들어올려 찬바람을 쐬주게 하는 건 필수이다. 꼬들꼬들한 면 식감이 눈으로 느껴질 거다. 탱글거리는 라면 곡선이 선명할수록 더해지는 씹는 맛. 기호에 맞게 익혀 먹을 준비를 하자


꼬불꼬불 꼬불꼬불 맛좋은 라면 후루룩짭짭 후루룩짭짭 맛좋은 라면


김이 폴폴나는 국물은 숟가락으로 퍼먹어도 좋고 그릇째 마셔도 좋다. 집에서 혼자 먹는다면 후자쪽이 속 시원하겠지. 얼큰한 국물맛이 일품이다. 그 어떤 천연 재료로도 흉내내기 힘든 인공 MSG의 맛! 계절을 가리지않고 땡기는 맛. 나트륨의 자극포인트를 백프로 충족시켜주는 짠맛. 혀가 쫙 조여온다. 국물을 자꾸 퍼먹고 싶게 만든다. 면발은 그대로 먹어도 좋고, 노른자를 살짝 풀어 함께 먹어도 좋다. 노른자의 담백하고 되직한 맛은 라면 국물과 환상적으로 어울린다. 식기 전에 어서 먹자.  



1) 평생을 함께하는 음식


출처 1분카카오


라면은 인생을 함께한다. 이제막 조리기구 다룰 수 있게 된 초등학생부터 허리가 아픈 할머니까지. 적은 수고로 완성하는 배부른 한끼다. 물가가 많이 올랐다지만 한 봉지 가격은 여전히 1,500원으로 해결된다. 아주 저렴한 가성비 제품을 구매한다면 1,000원도 충분하다. 면도 있고 국물도 있다. 삼키는 맛에 씹는 행위까지 충족된다. 한국인이라면 남녀노소 없이 좋아하는 맵고 짠맛까지 가졌다. 평생을 옆에 두어도 질리지않는 게 반려식품으로 제격이다. 건강을 기꺼이 배신할 수 있는 청소년기에는 특히나 더 땡긴다. 연세가 90을 넘은 우리 할머니도 가끔은 라면을 찾으신다. 이 정도면 나라가 허락한 마약? 음악이 아니라 라면이다.



2) 1천개의 라면 1천개의 사연


출처 한겨레


한국인이 평생 즐기는 음식이다보니 사연도 많다. 누군가에겐 힘든 시절 유일한 풍족, 또 다른이에겐 서툴었던 시절 함께했던 첫요리, 가끔은 대학 MT의 추억, 그 외에 갖가지 이야기들. 1천개의 라면엔 1천개의 사연이 있다고 생각한다. 일상에서 쉽게 먹는 음식이므로 우리의 삶이 그대로 담겨있다.


취향따라 원하는 재료를 마구잡이로 집어넣어도 특유의 풍미가 유지되는 특징이 있다. 콩나물, 버섯, 햄, 소세지, 고기, 치즈 등. 각자의 취향이 모두 존중되는 음식이다. 그러니 당신이 끓인 라면에는 당신의 삶과 기호가 고스란히 녹아있다. 라면 그까짓거 물 올리고 끓여버리면 그만이라지만 습관처럼 "너 잘 끓여?" 라고 물어보는 이유이다. 라면을 잘끓이냐는 질문에 "넌 어떤 개성을 갖고 있어?" 라는 물음도 포함돼있다고 하면 너무 거창한가요?



3) 꼬들파 VS 푹익혀파


출처 풀무원


면을 젓가락으로 들어올리자. 너무 김이 팔팔 나 입에 넣기 무섭다면 조금 식히자. 입바람을 후후불고 면을 위아래로 움직여 식히자. 세차게 흡입하면 유독 후루루룩 소리가 크게 난다. 다른 면들과 달리 곡선을 탱글히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입술과 마찰되며 나는 소리가 큰 편이다. 매끈하게 쑤욱떡 넘어가는 느낌이 아니라 입술을 살짝씩 치고 들어가는 탄력적인 느낌이 있다. 물론 이건 꼬들파가 누리는 호사다.


그렇다면 푹익혀파는 어떤 특권을 누리는가? 배가 2배로 더 부르다. 그 어떤 면요리보다도 쉽게 불어나는 유탕라면은 푹익힐수록 몸집을 불린다. 분명 1인분 끓였는데 잠깐 한눈팔면 1.5인분이 돼있다. 푹익힌 덕에 얻게되는 풍족함. 적게 끓여도 많이 배부르니 이 얼마나 가성비 좋은 요리인가. 국물이 졸여져 맛이 더욱 자극적으로 변하는 재미도 있다. 짠맛이 혀 겉면에 쫘악 코팅된 기분이 들 때까지 국물을 들이키자.  



4) 모두가 다 아는 국물맛


출처 한국일보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중독음식이 많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라면한테 안 된다. 수 세대를 초월해도 라면맛은 뇌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비올 때, 우울할 때, 배고플 때 뭐 기준도 정확치않다. 무작위적으로 우리 머릿속을 헤집는다. 빨간 기름이 살짝  국물맛은 얼큰하고 칼칼하다. 맵고 짠 풍미가 느껴지고 MSG특유의 깊진않되 선명한 풍미가 느껴진다. 존재감이 확실한 라면 국물맛. 백번 설명하는 것보다 눈감고 한번 상상하는게 더 빠르다. 당신이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그 맛. 후루룩짭짭 거리며 먹고 싶다. 라면이 먹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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