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의 미간 대신 진실의 시선이랄까

by againJ

드디어 <코다>를 보았다. 춤처럼 아름답던 몸짓(수화)과 섬세하게 쌓아 올린 소리(화음)의 조화 안에서 가족 간의 갈등과 화해, 로지의 성장을 따뜻하게 담아내어 여운이 길었다. 한동안 넷플릭스엔 더 볼 게 없구나 싶었는데 옆 좌석 눈치 보지 않고 혼자 눈물 콧물 다 흘리며 이렇게 즐길 수 있다니! 넷플 만세.


당장 수화를 배우고 싶을 만큼 온몸으로 뿜어내는 그들의 감정은 강렬했고 그만큼 그들의 손짓 눈짓 몸짓을 유심히 들여다보게 되었다. 영화 내내 그들은 서로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가까이서 대화한다는 점도 무척 인상적. 저렇게 상대 눈을 깊게 응시하며 대화해본 적이 언제던가?


이번 주는 수련 중에도 시선에 대한 생각을 자주 했다. 내 시선은 지금 어디에 머무는가? 시선, 드리시티는 수련의 기초면서 동시에 가장 중요하다.


시선을 처리하지 못하면 수련은 집중력을 잃는다. 특히 우티타 하스타 파당구쉬타나 나무자세처럼 한 다리로 서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자세에서 다리 힘만큼 중요한 게 시선. 시선을 한 곳에 고정시키지 못하면 몸은 균형을 잃고 기울기 십상이다. 시선은 곧 호흡, 안정적인 호흡이 다시 몸의 이완으로 선순환되는 것.


당연한 이야기지만 한 번에 오직 하나만 볼 수 있다. 옆 매트도 힐끔거리고 시계도 보고 거울에 비친 자신도 동시에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지만 결국 시선만 흐려지다 끝내 내면에 집중할 수 없단 뜻.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의 나는 자주 마음이 급해 드리시티를 통제하지 못하고 그럴 때면 이제 차라리 슬쩍 눈을 감는다, 조금이라도 고요하게 머물고자.


시선을 지금의 나에 머물게 하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그래야 수련실 밖에서 만나는 상대에게도 온전히 집중할 수 있고, 오늘 맞닥뜨리는 사건 사고도 피하지 않고 해결해 나갈 수 있을 테니까.


그러니 나에게 지금 진실의 미간보다 필요한 건 진실의 시선이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다음 주부터는 수련을 매일 해보려 한다. 부담스러운 마음이 없는 건 아니지만 나의 시선을 지금 내게 가장 중요한 한곳에 집중해보려 한다. 흩어지려하는 시선을 다잡아 보는 9월 첫 날, 이번 주도 나마스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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