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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Brain Drain 1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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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llie Dec 17. 2020

네가 원하는 걸 바꾸지마

이 세상을 바꿔버려



우리가 현재 '변화'를 촉구하는 발전 선망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그 일례를 가장 단편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은 학생이라면 누구나 걸려들었을 법한 능력치의 표준화, 바로 '등급제'다. 전 국민이 필연적으로 거쳐 가야 하는 수능 등급제부터 국가공무원 공개 경쟁 채용 필기시험 합격선까지 수험생, 취준생, 공시생들은 특정 과목 점수 1점에 이 세상에서 자신의 존재 가치를 손쉽게 판정 당한다.

심지어 그 가치는 곧 행복을 보장하는 영역에 진입하기 위한 자격을 얻는 것으로 생각하여 이에 실패할 경우 극단적인 원한, 즉 자기 자신을 향하는 원망과 원한을 품게 된다. 격동치는 감정의 분풀이 대상이 외부가 아닌 내부를 향하게 되는 것이며, 표준치에 부합하지 못한 인간에 대한 혐오가 시작되는 부분이다.


이렇듯 표준 상회에 대한 욕망이 좌절되었을 경우 그 반동으로 폭력성이 발생하게 되는데, 가장 공격적으로 표출되는 사례는 인간의 신체를 수술대 위에 올려놓는 각종 성형수술 및 시술이 아닐까 한다.


자본주의 경제는 인간 개개인을 주체가 아닌 선택받는 개체로서 기능하도록 시장을 형성했고, 그 시장에서 인적 자원으로 경쟁력을 갖기 위해 여성이고 남성이고 할 것 없이 모두 자신의 몸을 하나의 도구로 전락 시켜 기꺼이 변형을 감행한다. 근대로 넘어오기 훨씬 전부터 객체였던 여성들이야 더 말할 나위도 없을뿐더러 요새의 남성들은 근육질의 몸을 만들기 위해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거나 다이어트약을 먹는 등의 약물을 몸속에 주입하며 자신의 몸 상태를 최상의 버전으로 한계까지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게 되었다.



이런 시대에 우리가 정작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방향성은 도입부에 언급한 변화가 아닌 변화에의 거부, 즉 '그대로 있음'이다.


자연 만물 모든 것이 각자의 특이성을 가지고 태어난다. 문제는 그 각개의 특이성을 '모난 돌'로 취급하며 사회가 정한 기준치, 표준치에 맞게 다듬으려고 하는 데서 시작된다. 정작 변화해야 할 것은 인간의 존재가 아닌 인간을 단순한 성과 주체로 전락시킨 사회 그 자체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위에 삽입한 광고 카피는 이런 단상을 가장 짧고 효율적으로 압축시킨 표현이라 생각하여 첨부해 보았다.





네가 원하는 걸 바꾸지마. 이 세상을 바꿔버려.




자기에게 억지 변화를 강요하는 모든 것에 거부를 표명하고 있는 그대로 남겨질 수 있는 힘, 우리에겐 바로 그것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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