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가 저물어간다.
슬픔이 변하여 기쁨이 되리라는 약속을 받았지만, 그걸 믿지 못하던 (올해 초의) 의심쟁이 고서니 모드가 무색하게도- 돌아보니 모든 것이 감사로 빛나고 있다.
열심히 기도하며 활동하던 대로 남녀고용평등법 19조가 개정되었고, 테라스에서 발견된 애벌레를 나비로 키워서 날려보내고, 결혼 때 받은 고무나무 물꽂이로 새로 키워내고, 조팝나무도 삽목해서 새순이 나고, 남표니와 질문하는 신앙코너를 기획해서 운영해보기도 하고, 글쓰기를 꾸준히해서 아이패드도 받고 진학도 하고, 임당 사건 덕분에 머리털나고 처음으로 빵도 구워보고, 휴직하고 크리스마스 카드도 만들어서 보내보고, 휴직 전엔 코딩을 배워 사용하고, 시스템도 새로 런칭하고, 코로나가 기승을 부렸지만 (덕분에) 남표니와 근 7개월동안 동반 재택근무를 하기도 하고-
거기에 더해 마음 맞는 동료와 친구들과 생각을 나눌 수 있었던 것도, 우릴 위해 기도와 응원을 아끼지 않는 동역자들과 함께하며 맘껏 사랑받고 사랑할 수 있었던 것도, 마침내 사랑의 증표(?)로 애기를 만나 뱃속에서 키우는 데에까지- 정말이지 돌아보고 짚어볼수록 기쁨과 감사거리가 넘치는 한 해였다.
이제 몇시간 남지않은 2021년을 떠나보내며, (어리숙한 까닭에 얼룩덜룩 남겨놓은 실수들도 떠오르고, 아쉬움도 있지만서도) 감사와 사랑만 마음속에 담뿍 담아가려고 한다. 부족한 나를 받아주고 사랑해주었던- 마음을 나눠주었던 여러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2021년의 얼룩은 뒤로하고, 새해엔 새로운 페이지에 더 예쁜 그림을그려보겠다고 다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