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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도맑음 Oct 26. 2022

함께하는 순간, 그것은 경이로움

50일 아기와 함께하는 하루하루

 비가 내리는 아침. 애기를 안고 테라스 앞쪽 창가에 앉아 윤이 나무에 비가 내리는 것을 구경했다. 도닥이는 빗소리와 차분하고 시원한 공기, 남편이 젖병 닦는 소리와 가슴에 안긴 따뜻한 애기의 체온까지 다함께 어우러져 따뜻한 장면으로 남았다.


 아기를 갖기 전에는, "비가역적인" 가족이 생겨버린다는 게 때로는 너무나 무겁게만 느껴졌었는데- 애기를 만나고 나니 윤이 없는 삶은 상상하기가 어려워져버렸다. 체력적으로 힘들 때도 많고 잠도 거의 못 자고 있지만- 애기를 안고 있을 때, 눈이 마주칠 때, 함께하는 순간순간마다 충만하게 차오르는 사랑을 경험하게 되기 때문일까. 


 거기에 남편과의 사랑에 전우애와 동지애가 두텁게 더해진 것도 큰 변화다. 이전엔 무거운 짐 한 번을 들어본 적이 없었고, 임신했을 땐 양말 한 번을 내 손으로 신은 적 없었는데, 이제 내 옷은 물론 고윤이 양말도 함께 신겨야 하는 부모가 되었으니까.


 이런 내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며칠 사이만에 또다시 뱃구레가 커진 윤이는 벌써 끝난 건 말도 안된다는 표정으로, 내 가슴, 정확히는 그의 밥통을 보며 왕왕 울었다. 아름답게 시작했지만 또다시 현실적으로 끝난 50일이지 싶다. 그래도 저 작은 생명이 이 공간에 들어옴으로 인해, 우리의 삶이 완전하게 변했다는 것을 너무나 분명하게 느낄 수 있는 하루였다.


 윤이를 우리에게 보내주신, 또 지금까지 지켜주신 우리의 아버지께 깊은 감사를 올려드리며, 50일 되자마자 등대고 잘자는 내새꾸 사랑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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