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옷을 벗고 새로운 옷을 입는 일
노숙인들은 계절이 바뀌면 시설이나 단체에서 새 옷을 기증받곤 한다. 그럼에도 그들에게서 오랫동안 묵은 냄새가 가시지 않는 이유는 입고 있던 옷 위에 새로운 옷을 겹쳐 입기 때문. 아무리 더운 여름일지리도 이렇게 쉽사리 버리지 못한 옷들을 계속해서 겹쳐 입다 보면 묵은 때는 자연스레 새 옷으로 스며든다.
과거의 모습 또한 그러하다. 우리는 어떤 방법을 쓰더라도 되돌릴 수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때때로 과거를 회상하고 아파하며 고통스러워 한다. 이미 더러워진 옷을 새 옷으로 되돌릴 수는 없으나 벗어버리면 언제든지 다른 새 옷으로 갈아입을 수 있는 일인데 말이다.
과거의 옷을 벗고 새로운 옷을 입어보자. 존재 자체로 향기 나는 나를 위해 이제는 새 옷을 단장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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